[코로나19] 은행창구 "예상 보다 한산"…소상공인 대출대란 없었다
입력 2020.04.01 15:17
수정 2020.04.01 15:17
소상공인 초저금리 신용대출 신청 첫날 '한산'
은행권 "단단히 준비했는데 문의전화만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초저금리 대출 신청이 시작된 1일 전국 시중은행 창구는 예상 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대출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오늘 예상처럼 소상공인들이 크게 몰리지 않았다", "창구에서 단단히 대비를 했는데, 생각 보다 찾는 분들이 없었다", "본부 인력을 파견했는데, 정작 전화상담만 많았다"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초저금리 대출 관련 지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창구를 열어두고, 영업점 인력을 확충하며 대출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는 사태에 대비해왔다. 하지만 정작 대출 개시 첫날 영업점에선 본인의 대출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묻는 문의전화만 많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본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수도권 영업점에 문의전화가 많았지만, 본점의 지원이 필요하거나 '대란'이라고 표현할 만큼 소상공인 고객들이 영업점을 찾지는 않았다"면서 "오후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환시기 1년이란 얘기에 실망하는 분들 많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을 총동원해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 신청자가 몰려 대출이 지연되는 '병목현상'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신용도에 따라 1~3등급은 시중은행이, 4~6등급은 기업은행이, 4등급 이하는 소진공으로 대출 접수처를 분산시켰다.
그동안 소상공인에 대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신청이 소진공 지역센터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일부 지역 센터에는 새벽부터 신청자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은행권 초저금리 대출의 경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연 매출 5억원 이하의 고신용(개인신용평가 1~3등급 수준) 영세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다. 신용도가 좋은 만큼, 대출 신청 과정을 간소화해 빠르게 자금을 회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14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수협·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 전 영업점에서 신청 가능하며 국민·신한은행은 비대면으로도 신청을 받는다. 연 1.5% 고정금리로 최대 1년간 30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총 대출규모는 3조5000억원이다.
다만 대출 기간이 소진공의 경영안정자금 대출(최대 5년)에 비해 짧아 소상공인들이 자금상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점에 걸려온 문의전화 내용을 보면, 대출 가능여부와 함께 상환시기를 묻고는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