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대광' 화려한 시절 종료...대구 4주 연속 집값 하락
입력 2020.03.30 06:00
수정 2020.03.29 20:20
청약흥행, 인기지역 중심으로 ‘국지적·단기적’
부동산시장 회복·집값상승…장기적 시간 필요
대구, 전국 최대 하락폭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의 집값이 4주째 하락 중이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이 흥행하는 단지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이 회복 보다는 깊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30일 한국감정원의 3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6%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0.11%), 5대 광역시 상승(0.04%)과도 대비 되는 수치다. 경북지역 역시 0.04% 하락했다.
대구는 상승 지역 없이 코로나19 사태로 거래가 크게 위축되며 4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월 18일 이후부 아파트 값 상승폭이 둔화됐고, 3월 첫째주 조사부터는 하락으로 전환했다.
첫째주 0.03% 하락을 시작으로 둘째주(-0.04%), 셋째주(-0.05%)로, 넷째주(-.0.06%)까지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동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 자체가 확연히 줄었다”며 “급하게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시세보다 싸게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KB부동산 리브의 매매가격 전망지수 역시 기준점인 100보다 아래인 93을 기록하며 16개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수를 보였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KB부동산 리브온이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 조사를 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 미만일수록 하락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일부 청약시장은 아직 살아있다.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이후 미래 투자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지난 2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는 245가구 모집에 7485명이 신청해 평균 30.5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에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 3일 대구 중구에서 공급한 '청라힐스자이'도 총 219가구 모집에 3만8874명이 청약에 참여해 평균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구 집값이 본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으나, 전문가들 대부분은 사태가 장기화 되며 시장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다는 회의적인 진단을 내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구 지역이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의 한 축으로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코로나 사태 전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구 지역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2017년 21.84%, 2018년 9.32%, 2019년 16.97%를 기록했다.
김균표 KB국민은행부동산플랫폼부 수석차장은 “대구 청약시장의 열기는 국지적·단기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추후 대구 부동산 시장 전체가 회복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역시 “청약시장은 전체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데 일부 인기지역에서만 경쟁률이 높다”며 “코로나19의 타격이 워낙 커 대구지역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