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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늦어지는 감염경로 파악…지역사회 전파 변수될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3.27 05:00 수정 2020.03.27 06:04

감염경로 불분명한 환자…전체 환자의 14.7%

재생산지수‧무증상 감염자 감안하면 '잠재적 전파자' 상당할 듯

신천지‧줌바댄스 같은 사례 없도록 '사회적 거리' 유지해야

방역복을 갖춰 입은 방역요원이 야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방역복을 갖춰 입은 방역요원이 야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코로나19 관련 정부 방역 지침이 '봉쇄 전략'에서 '피해최소화 전략'으로 변경된 이후, 확진자에 대한 감염경로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


상당수 신규환자는 기존 환자의 접촉자로 파악되고 있지만, 감염경로를 특정하지 못한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언제든 확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14.7% (1359명)로 파악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앞서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들이 (코로나19) 매개를 하게 되면 연결고리를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노력보다 추가적인 전파 확산을 막기 위해서 밀접접촉자를 확인·조사하는 쪽의 역학조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잠재적 전파자', 이미 곳곳에 존재
집단감염·지역사회 전파 연결고리 될 수 있어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2.5~3정도로 보고 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1명 발생했다면, 해당 환자 외에 2명가량의 환자가 관리 범위 밖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방역 당국이 최초 진단 시 무증상을 보인 확진자가 상당히 많다고 밝힌 만큼 이미 감염됐지만 방역망에 걸러지지 않은, '잠재적 전파자'는 지역사회 곳곳에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국 5개 시·도(천안·아산·서울·세종·대구) 116명의 환자와 연관성이 확인된 '줌바댄스 사례'에서 보듯, 잠재적 전파자는 집단감염 및 지역사회 전파의 핵심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방역 당국이 이날 공개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줌바댄스 관련 감염은 강사·수강생·수강생 가족·지인 등 최대 4단계를 거쳐 환자가 발생하는 '4차 감염'까지 확인됐다. 하지만 시기별 환자 발생 규모와 '공동폭로요인(전국댄스강사공동연수)'만 확인됐을 뿐, 구체적 감염경로와 최초 감염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더 큰 문제는 세종시 줌바댄스 관련 환자(8명)와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집단감염(29명) 사이에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은 해수부 관련 환자들의 정확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세종청사가 자리한 세종시에 신천지 신도‧줌바댄스 관련 사례들이 앞서서 있었다. 아마도 그러한 연결고리가 세종이라는 한정된 지역 내에서 추가적인 환자발생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체 줄넘기와 같아"
행정력 동원해 강제성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불충분한 역학조사로 인해 방역망에서 벗어난 잠재적 전파자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한정된 인력·자원 등을 감안하면 우선순위에 따른 방역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결국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발생을 막으려면 구성원 전반의 접촉 빈도를 낮추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 부본부장은 "집단감염과 지역사회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또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생활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정기석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체 줄넘기'에 비유하며 "개학이 예정된 4월 6일까지 2주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다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 위기를 넘기려면 한 사람도 어긋나면 안 된다"며 "10% 정도만 해이해져도 결국 그들로 인한 감염이 또 생긴다. 행정력을 가동해서라도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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