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親黃’ 인사 전면 배치…확실하게 물갈이했다
입력 2020.03.24 06:30
수정 2020.03.24 10:36
통합당 영입인재, 당선권에 7명…윤주경 1번·윤창현 2번
한선교 체제서 앞순번 받았던 인사들은 대거 뒤로 밀려
'친(親)황교안' 색채 강화 평가…기존 공천자들 반발 해결 관건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이 23일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했다. 당초 한선교 체제 하의 명단에서 대거 당선권 밖으로 밀려 논란이 됐던 통합당 영입인재 출신 인사들이 앞순번으로 조정되며 '친(親) 황교안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발표된 비례대표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로 알려진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의 순번이 기존 21번에서 1번으로 조정된 점이다. 배규한 공천관리위원장은 "우리 당이 지향하는 것은 자유·정의·평화이고 나라사랑이다. 그 가치를 보호해줄 수 있는 분이 바로 윤주경 관장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윤 관장을 비롯해 당선권으로 예측되는 20번 안에는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다수 배치됐다. 당초 26번을 받았던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이 윤 관장에 이어 2번을 받았으며 22번이었던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이 4번, 예비 4번으로 밀렸던 탈북민 출신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가 12번, 아예 순번을 받지 못했던 최승재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대표와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이 각각 14번·19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존 한선교 체제 명단에서 중용받았던 인사들은 순번이 뒤로 밀렸다. 짧은 경력으로 논란이 됐던 김정현 변호사(5번), 유튜브 운영자 우원재 씨(8번),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9번), 권애영 전 자유한국당 전남도당위원장(11번), 이경해 바이오그래핀 부사장(13번) 등이 명단에서 삭제됐다.
그나마 1번이었던 조수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5번으로, 미래한국당 1호 영입인재였던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가 3번에서 11번으로 밀려나 당선을 바라볼 수 있게 됐지만 6번에서 28번으로 밀린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및 14번에서 32번으로 밀린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등은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이날 순번 재조정 및 명단 확정을 통해 미래한국당은 한층 '친황' 색채를 강화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선교의 난'이라 표현될 정도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일자 황 대표가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복심' 원유철 의원을 미래한국당 신임 대표로 추대하며 조치에 나선 바 있다.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 "향후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잡음이나 갈등이 생길 여지가 확연히 줄었다. 지도부가 상황을 수월하게 잘 해결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래한국당이 향후 총선까지 순항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당선권 밖으로 밀린 기존 공천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탓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같은 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본인들 입장에서는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데도 당선권에서 밀려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반발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이 앞으로 통합당이 선거를 준비하는 데 있어 돌발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교수는 "여야를 불문하고 청년의 몫이 형편없이 줄었기에, 그런 부분도 지적이 나올 수 있다"라며 "청년공약을 내놓고 했을 때 실제적으로 어느 정도 청년 층에 먹힐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규한 공관위원장은 이날 명단 확정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왜 탈락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 스스로 정한 공천 기준에 따라 평가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