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간제 근로자 10년새 49%↑...고용의 질 나빠져"
입력 2020.03.23 15:50
수정 2020.03.23 15:50
한경연, '3050클럽' 7개국 분석...日27%·佛12%·美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국내 시간제 근로자가 49% 증가하는 등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한국의 고용 질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2008∼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력 통계를 활용해 '3050클럽'에 속한 7개국의 주 30시간 미만의 시간제 근로자 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 30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자는 지난 2018년 기준 322만3000명으로 10년 전인 2008년 216만9000명에서 48.6%(105만4000명) 급증했다. 시간제 근로자는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류된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를 뜻하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미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 등 7개국이 해당한다. 한국의 증가율은 '3050클럽' 국가 평균 증가율(14.9%)의 3배가 넘는 수치로 한국은 이들 7개국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일본이 26.6%(1220만명→1544만명)로 한국과 함께 평균을 웃돌았고 이어 이탈리아(13.3%·364만6000명→413만명), 프랑스(12.3%·332만명→372만9000명), 영국(9.9%·659만7000명→724만9000명), 독일(9.5%·839만6000명→919만4000명), 미국(7.5%·1649만8000명→1772만9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로 보면 한국이 4.0%로 가장 높았고 일본(2.4%), 이탈리아(1.3%), 프랑스(1.2%), 영국·독일(이상 0.9%), 미국(0.7%) 등이었다.
전체 근로자에서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지난 2008년 9.3%에서 2018년 12.2%로 2.9%포인트 증가해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이는 7개국 평균 증가 폭(1.2%포인트)의 2.4배에 달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이 4.3%포인트(19.6%→23.9%) 늘어나 한국보다 유일하게 증가 폭이 컸고 이탈리아 2.0%포인트(16.0%→18.0%), 프랑스 1.0%포인트(13.0%→14.0%), 독일 0.2%포인트(21.8%→22.0%), 영국 0.2%포인트(23.0%→23.2%) 등의 순이었다. 미국이 유일하게 12.8%에서 12.7%로 0.1%포인트 감소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 수가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한 이유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와 고용 경직성, 기업의 고용 여력 위축 등을 꼽았다. 또 코로나19로 고용의 양과 질 측면에서 급격한 동반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최저임금 동결 등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급증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 가중 및 재정일자리 확대 등으로 인해 단시간 근로자 증가 속도가 주요국보다 현저하게 빠르다”며 “기업의 생산성과 지불능력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 결정이 필요하고 규제완화 등을 통한 기업 활력 부여로 민간의 고용창출여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