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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금리인하로 자금조달 부담 더나 했더니..."악재 부담 더해"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0.03.20 06:00 수정 2020.03.19 15:35

기준금리 인하 불구 기대효과 '미미'…"시장 선반영·즉시 적용 불가"

'코로나발' 내수 등 경기 악화에 수익성 및 연체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그동안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조달 부담을 더는 등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카드사들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그 이상의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시장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조달 부담을 더는 등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카드사들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그 이상의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시장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 일환으로 국내외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사상 초유의 0%대 금리인 이른바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조달 부담을 더는 등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카드사들은 이번 금리 인하의 경우 그 이상의 악재가 산재해 있어 마냥 반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7개 카드사(BC 제외)가 부담한 이자비용은 대략 1조4532억원 수준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을 통해 단순 추산 시 1500억원의 조달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그동안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효과를 봐왔다. 지난 2018년 여신금융연구소 보고서(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여전업 영향 점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여 간 기준금리가 2.5%에서 1.25%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 연평균 25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 인하가 현재로서는 여전채 금리 인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 속 한은 등의 금리 인하가 일찌감치 예견돼 왔던 만큼 이미 이에 대한 기대분이 현 금리에 반영돼 더 내려갈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 3년물과 5년물로 발행하는 여전채 특성상 금리인하 영향이 당장 영향을 미치기도 쉽지 않다.


특히 기준금리가 떨어졌음에도 국내외 경기 악화 영향으로 여전채 금리가 내리기는 커녕 도리어 현재보다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19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의 신용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는 이달 초 31.1bp에서 17일 39.4bp로 확대됐다.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발행주체인 카드사의 조달비용 상승과도 연결될 수 있다.


비단 조달비용 부담을 제쳐놓고라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내수가 얼어붙었다는 점은 카드사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악재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감염이 본격화된 지난달 기준 카드결제 규모가 업종을 막론하고 전년 대비 13~38%(유통 13%p ↓, 여행 14%p ↓, 문화·레저 31%p ↓, 교통 38% ↓) 하락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 뿐 아니라 대출 연체율 증가에 따른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보험업 등 여타 금융회사들과 달리 금리가 인하된다는 자체만으로는 플러스 요인인 것은 맞지만 한은이 ‘빅컷’을 단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며 “특히 카드사는 실물경기에 따라 좌우되는 업종인 만큼 그에 다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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