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한강 벨트⑦] 송파을서 2년 만의 리턴매치 배현진 vs 최재성, 누가 웃을까
입력 2020.03.19 06:00
수정 2020.03.18 22:37
2018년 재보궐선거 이후 2년 만에 재대결
여론조사 초박빙 결과…양상 확연히 달라져
초대형 아파트 단지 입주…미칠 영향 클 듯
'힘 있는 여당 의원' vs '야당 대표하는 얼굴'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MBC 아나운서 출신의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2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서울 송파을 지역구는 오는 4·15총선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 중 하나다. 소위 '강남 3구'에 속해 있는 지역이지만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 보면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의 후보들이 고르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지난 2018년 6월 재보궐선거 이후 불과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대결이지만, 그 사이 지역에서 초대형 아파트단지의 입주가 이뤄진 터라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는 최재성 후보가 54.4%의 득표율로 29.6%를 얻었던 배현진 후보를 꺾은 바 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정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았던 데 더해, 최 후보가 갓 임기를 시작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았던 점도 승리요소로 작용했다.
최 후보가 여전히 친문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라는 점과 '현역 프리미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면, 배 후보는 선거 패배 이후 절치부심하고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2년 동안 꾸준히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십분 노력해 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실제 두 후보의 공천이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배현진 후보가 최재성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며 쉽사리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판세라는 것을 증명했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이틀간 두 후보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배현진 후보가 40.3%, 최재성 후보가 37.5%를 기록한 것이다. 이 조사는 송파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응답률은 11.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양상히 달라진 데는 제반 정치 상황에 따른 민심의 변화를 꼽을 수 있으나, 지난 2018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가락1동의 아파트 '헬리오시티' 단지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세대수만 9510세대에 달하는 등 양 후보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선거가 '헬리오 선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해당 단지가 위치한 가락1동의 인구가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750여명에 불과했던 반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2만3000여명 가까이 급증한 탓이다.
다만 헬리오시티 입주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는 오리무중이라는 관측이다. 강남권 부동산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반발한 표심이 보수진영 후보에 표를 줄 것이라는 분석과,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는 부동산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당 후보에게 표심이 갈 것이라는 분석이 팽팽히 맞선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부동산 전문가는 1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하다는 30~40대 젊은 층이 입주자 가운데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긴 하지만, 이 단지가 워낙 고가를 자랑하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도 상당 수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백중세라고 본다. 실제 판이 벌어지고 나서야 표심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후보는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십분 강조하는 모양새다. 지역구를 흐르는 탄천 도로 지하화 및 지상 공원화, 위례-신사 및 위례-과천선 노선에 중간역 신설의 성과를 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유권자들 설득에 나섰다.
배 후보는 자신이 정권 심판에 앞장 설 야당의 얼굴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적극 어필한다는 복안이다. 배 후보는 지난 전날 KBS에서 방영된 정강정책연설에 통합당을 대표해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배 후보는 "저는 고난과 역경 가운데 신화처럼 우뚝 일어선 대한민국을 함께 구하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겸허하게 섰다"며 "배현진과 통합당은 분열과 갈등이 아닌 포용과 화해의 정치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평안하게 만들어 드리는 국민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