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전 불가피하다”…신발끈 다시 고쳐맨 금융당국
입력 2020.03.19 06:00
수정 2020.03.18 16:30
코로나에 환율 '들썩'-증시 ‘철렁’…금융위·금감원 “시장 안정 시까지 매일 비상”
실물경제 전이 최소화에 주력…"신속 자금 공급·시장상황 따라 추가조치 단행"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양대 금융당국이 느슨했던 신발끈을 다시 고쳐매고 있다. 국내에서는 콜센터·교회 등 집단이용시설과 지역사회 내 국지적 집단감염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의 유행도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외 악재에 따른 충격 최소화를 위한 실질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매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 하에 증시 개장 전 금융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과도한 시장불안을 경계하며 사전에 구축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바탕으로 모니터링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유럽과 미국 증시동향과 국내 시장안정대책 준비상황 점검을 토대로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당국이 시장 충격에 대비해 검토하고 있는 안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채권담보부증권(P-CBO), 금융안정기금 등이 포함돼 있다. 채안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곧바로 실행될 계획이나 증시안정펀드, 비과세 장기주식펀드 등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 여기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주식 가격제한폭 축소, 주식 매매 시간 단축, 주식 거래 일시 정지, 임시 휴장 등도 유효한 카드로 꼽힌다.
그간 연이은 금융시장 충격에도 당국 조치가 뒷북 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이미 시행된 대책에 대한 보완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6개월 간 공매도 금지'라는 고강도 조치에도 기관 등을 중심으로 한 공매도가 끊이지 않자 금융위는 시행 하루 만인 17일 거래소를 통해 시장조성자의 시장조성 의무시간, 의무 수량, 호가 스프레드 등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완화하는 추가 조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 주 자본시장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데 이어 현재는 위험요인 상시점검과 즉각대응을 위한 '일일점검체계'를 가동 중이다. 현재 국내은행 외화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이 2월 말 기준 128.3%로 규제 비율(80%)을 크게 상회하고 있지만, 향후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시장 충격을 미연에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외환' 리스크 관리에도 나섰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각 금융권역 별 위기관리 강화와 시장변동성 완화, 신용경색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상태다. 윤 원장은 "세계경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악을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당국은 또한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한 자금 공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은 각 금융권 수장들과 연달아 조찬 간담회를 갖고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면 지난 17일에는 직접 일선 은행 창구를 찾기도 했다. 특히 대출심사 등에 있어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감안해 은행의 업무위탁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지신보를 관리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금감원 역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시적 신용경색이 발생한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선제적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감염이 본격화된 지난달 카드결제 규모가 각 업종에 따라 전년 대비 13~38%(유통 13%p ↓, 여행 14%p ↓, 문화·레저 31%p ↓, 교통 38% ↓)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금융지원에 대해서는 추후 금감원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신속한 지원을 위해 대출심사 및 절차 등을 변경 적용한 임직원 등에 대해서도 면책을 강화한 상태"라며 "적극적인 금융권 지원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