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 ‘공간지원리츠’ 출범…민간참여는 ‘미지수’
입력 2020.03.13 17:32
수정 2020.03.13 17:34
공적임대주택‧공공임대상가 공급‧운영 방식…민간투자 배당수익 ‘글쎄’
공공성만 부각된 뉴딜사업 구조 바꿔야…“공공‧민간 균형 맞춰 효율성 높여야”
국토교통부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인 공간지원리츠를 새롭게 출범했다. 이 리츠를 통해 도시재생 활성화뿐만 아니라 세입자들의 둥지내몰림 현상을 막겠다는 목적이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수익성 보장과 민간 투자 유도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13일 ‘서울도시재생공간지원리츠’ 영업등록을 마치고, 제1호 공간지원리츠의 본격 추진에 나섰다.
이 리츠는 기존의 도시재생 개발리츠와 달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조성되는 주택과 상가 등을 매입해 약 10년간 주변보다 저렴하게 공적임대주택이나 공공임대상가 등을 공급하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총 1800억원 규모인 제1호 공간지원리츠의 64%(1152억원)는 주택도시기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공공기관과 민간 자본을 활용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둥지내몰림 현상을 막기 위한 공적임대주택과 공공임대상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번 리츠 사업에 얼마만큼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6%대의 수익률이 보장돼야 하는데,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경우 수익률이 4~5% 대에 머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운영 중인 ‘서울창동도시재생리츠’를 보면, 민간 참여가 0.01%에 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0.01% 조차도 서울투자운용이 참여한 것으로, 완벽한 민간사업자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서울투자운용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최대주주(35%)이고 나머지는 민간으로 구성돼 형식적으로는 민간사업자로 분류되지만, 참여하는 사업의 대부분이 SH에 속하는 등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순 있지만 그러기엔 더 많은 비용의 투입과 사업 속도 지연 등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정부 주도로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공공기관들의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순 낙후지역 도시재생 외에도 민간에서 요구하는 수익성을 내기 위해 서울 수도권 쪽에 있는 도시정비사업을 통한 자산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대운영을 하는 부분에서 민간 투자자가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공공성만 강조된 도시재생 뉴딜사업 모델은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수익률을 배당 받는 리츠 사업은 더욱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라는 것이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민간 사업자가 수익을 기대하고 공간지원리츠에 출자하는 걸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적임대주택과 공공임대주택 운영은 배당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이 들어오기 힘든 구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 참여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수익성이라는 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공공성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공공임대상가의 경우 20%는 저소득층, 30%는 중저소득층, 나머지 50%는 시장에 맡기는 방식으로 공공과 민간의 균형을 맞춰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