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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반대' 금태섭 공천탈락 후폭풍...진중권 "민주당은 미쳤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3.13 15:02
수정 2020.03.13 15:21

'소신파' 금태섭 탈락 두고 여당에선 싸늘한 반응

김경협 "민주적 의사 결정 이후 계속 주장하면 배신"

통합당·민생당 등 야당에선 오히려 비판…"섬뜩하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하고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서울 강서구갑)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인사청문 정국에서 날카로운 비판으로 친문 진영의 공격을 받아온 금 의원의 경선 탈락이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 의원은 13일 "정말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다"며 "재선의 꿈을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작은 파장이 일고 있다. 금 의원의 공천 탈락에 '징계성' 조치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다.


이근형 전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보니 유권자들의 선택이나 당원들의 선택이 거의 일치했던 것 같다"며 "민주적 절차에 의한 유권자들의 선택이라서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초 공천 단수 신청 지역이었던 강서갑 지역에 후보를 재공모하는 등 의도적으로 금 의원에 불리한 절차를 밟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재공모를 했던 곳이 꽤 있고, 현역의 경우 경선이란 원칙을 많이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징계성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금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신과 배신의 차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민주적 의사결정 이전에 소수의견이라도 당당히 주장하면 '소신', 민주적 결정 이후에도 계속 같은 주장하면 '배신'"이라고 적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현역인 금 의원이 정치 신인에게 패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지역에 있는 당원이나 일반 시민이 보기에 금 의원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탈락을 시켰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원과 일반 시민에게 공천 과정 전체를 맡겼기 때문에 논란거리라고 할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통합당 장제원 "소신 말하는 의원 반드시 제거하는 섬뜩함 느껴"
민생당 김정현 "묻지마 친문 공천, 비문 낙천의 결정판"


오히려 야당에서는 금 의원의 공천 탈락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출범 당시 '소신파' 금 의원을 위원에 포함한 것에 감탄했던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금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며 "당론과 배치되는 소신을 말하는 의원은 반드시 제거하고야 마는 민주당의 섬뜩함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이번 경선은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이겠지요"라며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단수로 공천 신청한 지역에 추가 공모를 실시하고 어거지로 경선까지 만들며 금 의원에게 정치적 타격을 줌으로써 경선에서 탈락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도 논평에서 "합리성이 결여된 묻지마 친문 공천, 비문 낙천의 결정판"이라며 "집권 여당이 공수처법과 조국 장관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던 금 의원마저 포용하지 못한 파당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국 정국'을 계기로 친문 저격수가 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은 미쳤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어이 금태섭의 목을 치는군요"라며 "세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제거에) 성공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조국 키즈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친문 팬덤 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마 막대기에 '조국 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 받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홍위병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며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금 의원을 꺾고 공천된 강선우 후보를 향해서는 "본인은 65% 받았기에 가산점 없이도 공천 받았을 거라 자랑했다고 한다"며 "어이가 없다. 착각하지 말라. 우리 집 쓰레기통에 '조국수호'라 써붙여 내보냈어도 당선됐을 것이다"고 일갈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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