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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마스크 양보 운동,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3.13 22:10
수정 2020.03.13 22:12

ⓒ뉴시스

“나는 선한 사람이 아니지만 예능인 박나래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2019년 연말에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대중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다. 사회적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언급한 셈이다.


사전적 의미의 공인(公人·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해석의 범주가 넓어지면서 연예인도 사회적 공인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난다. 그만큼 연예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다. 국내는 물론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 팬들의 삶에 미치는 파장도 상상 이상이다. 누군가의 삶에 크든 작든 파장을 일으킨다는 건 그만큼의 무게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보여준 스타들의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스타들은 코로나19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그들을 돕는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 그리고 시민들의 외출이 줄어들며 피해를 입게 된 영세 상인들에게도 온기를 전달했다.


◆스타들의 기부, 그들의 뜻에 동참하는 팬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스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개인적으로 혹은 관련 재단이나 협회를 통해서 성금을 기부했다. 배우 현빈을 비롯해 추신수 선수, 배우 이병헌·신민아·정우성·설경구 송윤아 부부·이정재·공유·박서준·김수현·손예진·이서진·이시언 가수 박효신·레드벨벳 웬디와 아이린·소녀시대 윤아, 개그우먼 박나래 등 수많은 스타들이 흔쾌히 성금을 내놓으며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몇몇 스타들은 현물 기탁을 시작했다. 부족한 마스크를 직접 구매해 해당 지역에 보내는가 하면, 손 소독제 및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해 배송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유는 기부 단체를 통한 기부와 함께 대구에 방호복 구매 기탁을 했고, 타 지역에도 쓰임에 맞게 기부금을 보내는 등 세세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또 배우 김보성·박해진·김고은·함소원·김보성·최수종 하희라, 가수 잔나비·홍진영·비아이·슈퍼주니어·백지영·효민, 방송인 박명수·김성주·김태균·기안84, 개그우먼 박나래·뷰티 유튜버 이사배 등은 마스크를 직접 구매해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스타들의 기부 이후 스타의 뜻을 따르는 팬들의 기부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 방탄소년단의 팬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방탄소년단이 보여주는 선한 영향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이번 기부가 저도 선한 영향력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대구 출신 멤버인 슈가가 기부를 한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도 발 벗고 나섰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4월 예정됐던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취소 됐는데, 팬들은 콘서트 티켓이 환불 처리되자 이를 구호 단체에 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금액은 사흘 만에 4억 원을 넘어섰다. 스타의 뜻을 이어가는 팬들의 행동에서 팬덤 문화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밖에도 가수 황치열의 국내외 팬클럽, 배우 박해진의 전 세계 팬들, TV조선 ‘미스터트롯’ 이천원의 팬들, 박효진의 공식 팬클럽, 이승기의 팬 연합과 매니저, 엑소 팬클럽, 김연아의 팬 연합 등 수많은 스타들의 팬들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힘을 보탰다.


ⓒ온라인커뮤니티

◆ ‘착한 임대인 운동’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 스타들 참여로 더욱 활기


스타들이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나서는 방식은 기부금, 현물 전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어려운 영세 상인들을 돕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과 마스크 대란을 막고 정말 필요한 사람을 위해 공적 마스크를 양보하겠다는 취지의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 등에 동참하는 것이다. 스타들의 동참하면서 캠페인의 화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이들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건물의 임차인들에게 월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전지현도 강남구 빌딩에 입주한 임차인들을 상대로 3월과 4월 임대료를 10% 인하했고, 배우 원빈 이나영 부부도 같은 기간 임대료 50% 감면을 결정했다. 김태희 비 부부도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건물 임차인에게 3월 임대료 30%를 감면해줬다. 또 김태희 소유의 강남역 인근 건물 임차인들도 3월 임대료의 50%만 내기로 했다.


이외에도 배우 박은혜가 임대인에게 3월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배우 장혁은 3월과 4월 임대료를 20% 감면하며 힘을 보탰다. 특히 평소 주변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으며 ‘연예게 대표 착한 건물주’로 불리는 서장훈은 자신이 보유한 서울 서초동, 흑석동, 서교동 등 세 채의 요식업 임차인들에게 2개월의 임대료 10%를 감면해주기로 약속했다.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 또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해 공적마스크 판매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을 위해 공적 마스크를 양보하겠다’는 내용의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수 하리수는 “4주간 저에게 배당되는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진을 올리고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역배우 갈소원의 가족들도 미세먼지를 위해 사두었던 마스크가 남아있고, 면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쓰겠다면서 공적마스크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배우 김가연은 마스크 대란에 일회용 마스크나 면 마스크에 페이스 실드 필름(염색 때 사용하는 미용 제품)을 붙여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소한 아이디어지만 조금이라도 네티즌에게 공유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성금을 통한 기부를 비롯해 적재적소에서 즉시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현물 기부, 그리고 영세 상인들을 위한 임대료 감면, 마스크 양보 등의 변화된 스타들의 선행 방식에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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