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초점] "겉은 화려했지만" 막 내린 '미스터트롯' 명과 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3.13 12:03 수정 2020.03.13 12:06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하며 유종의 미

공정성·갑질 논란에 방송사고까지 '후유증'

'미스터트롯' ⓒ TV조선 '미스터트롯' ⓒ TV조선

TV조선 '미스터트롯'이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은 전국 유료가구 기준 34.016%, 35.71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새벽 1시가 넘어서는 심야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최종 승자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날 시청자들의 문자투표가 무려 773만 표에 달했다는 점은 '미스터트롯'에 대한 국민적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새삼 실감케 했다.


지난 1월 2일 첫 방송 이후 '미스터트롯'이 남긴 효과는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었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미스트롯'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며 유례없는 트로트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트로트 팬들은 1970년대 남진, 나훈아 이후 최대 트로트 부흥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저물어가던 오디션 프로그램, 그것도 트로트를 소재로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리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최종 7인으로 선정된 임영웅, 이찬원, 영탁, 정동원, 김호중, 김희재, 장민호 등은 순식간에 국민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논란도 적지 않았다. 방송 내내 공정성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미스터트롯'은 특히 결승전을 앞두고 특정 작가의 편애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 작가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가수 임영웅 노래의 음원사이트 진입을 축하하면서 '멜론차트인', '오늘은 두곡이나', '장하다 내새끼', '임영웅'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것이 문제가 된 것. 일각에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특정 가수를 편애하는 글을 올리는 건 공정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이 나왔다.


제작진은 "해당 게시물은 당시 참가자의 담당 작가가 참가자의 곡이 차트인 된 데 놀라움을 표현한 것일 뿐, 프로그램과 관련한 일각의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스터트롯' 결승전 방송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해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출연자와의 불공정 계약 문제도 불거졌다. 11일 '스포츠경향'은 '미스터트롯' 출연 계약서를 공개하며 불공정하고 부당한 조항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출연 계약서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경우 TV조선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계약해지와는 별개로 1억 원의 위약벌 및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등의 조항이 담겨있었다. 또한 '출연자에게 회당 10만 원의 출연료가 지급되는데 이는 본선 이상 선발된 출연자에게 지급된다'는 조항도 존재했다.


TV조선 측은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유사한 출연 계약"이라며 "전에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특별히 불공정하다는 의견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법조인들은 "출연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하이라이트는 결승전이 치러진 12일 방송이었다. '미스터트롯'은 무관중 방식으로 녹화를 진행한 뒤 실시간 문자투표를 통해 최후의 '진'을 가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자투표가 지연되면서 결과 발표를 일주일 뒤로 미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MC 김성주는 "새벽까지 집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명한 집계를 위해 모든 투표의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최종 결과 발표를 보류하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일주일 뒤인 19일 목요일 오후 10시 '미스터트롯의 맛' 토크 콘서트에서 공개된다"고 긴급 공지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투표 집계가 마무리되는대로 발표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지만, 제작진의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뜨거운 인기만큼 '미스터트롯'이 갖는 책임도 크다. '미스터트롯'은 막을 내렸지만, 그 후유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어떻게 봉합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