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기업 38%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정부 지원안 효율 떨어져"
입력 2020.03.08 12:29
수정 2020.03.08 12:37
대한상의, 코로나19 애로사항 357건 접수
조사 기업 38.1% 매출 감소 어려움 호소
# 경기도 소재 A 반도체 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출장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15% 이상 감소했다. 설계와 사양 파악을 위해서는 출장이 필수인데 현지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30~40개 협력사까지 어려움을 겪게 됐다.
# 서울 소재 C 방문미술교육 업체는 코로나19로 3월 한 달간 휴업 결정하면서 전국 90여개 가맹점 소속 교사와 가맹점주의 소득이 감소하는 연쇄 경영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한 기업이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자금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내놓은 지원안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대책반’을 가동해 기업 애로사항을 받은 결과 6일까지 총 357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고 8일 밝혔다.
조사 기업 중 38.1%는 매출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부품‧원자재 수급 차질도 29.7%, 수출 애로 14.6%, 방역용품 부족 5.3%, 노무인력관리 4.8% 순으로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주로 중국과 거래 관계가 많은 제조업, 공단·제조업이 밀집돼 있는 경기·경남·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 감소와 원자재 조달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았다.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또 외부활동 자제와 계속된 개학 연기에 따라 소매유통업, 학원 등의 타격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자금지원(35.1%)이 필요하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마스크·세정제 등 방역용품 지원(18.8%), 세제·세정지원(13.4%), 고용유지지원(10.9%), 노동·환경 등 규제완화(6.4%)의 목소리도 뒤를 이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상근부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정부 지원이 적시에 과감히 시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만간 코로나19 대응과 경제회복을 위한 제안을 담은 종합건의서를 별도로 마련해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안에 대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기업이 지원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원요건 장벽이 높은 점도 높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까다로운 피해입증 기준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추진으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다수 제시됐다.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인 대구상의는 "대구지역의 중국거래 기업 중 47%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정부지원이 늘었다고 하지만 대출한도 초과, 대상업종 제한, 기업신용도 문제 등으로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기업은 총체적 위기에 빠져 한시가 급한데 지원절차가 복잡하고 심사기준이 예전과 같다면 체감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지역·업종별 대책 외 자금지원, 세제감면, 각종 조사·부담금 납부 이연 등 모든 기업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부담경감조치는 한 번에 묶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