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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뷰] '셜록홈즈' 추리 뮤지컬의 가능성과 한계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2.28 08:43
수정 2020.02.28 08:43

시즌제 뮤지컬 2번째 작품, 15일 개막

킬링 넘버 부재, 공연장 사운드 아쉬움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공연 사진. ⓒ 뉴시스

뮤지컬 '셜록홈즈' 2번째 이야기가 6년 만에 돌아왔다.


부제가 '블러디게임'에서 '사라진 아이들'로 바뀌면서 전체적인 질감이 달라졌다. 잔인한 장면을 대폭 덜어내고 셜록과 범인의 예측할 수 없는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사건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가능성과 한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1편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을 성공으로 이끈 노우성 연출가, 최종윤 작곡가가 힘을 합친 두 번째 작품이다. 천재 살인마 '잭 더 리퍼'를 등장시키고 스케일을 대폭 키운 것이 특징이다.


6년 만에 다시 오른 이번 공연에서는 부제의 변화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잔인했던 장면들을 최대한 억제하고 관객들이 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1편에서 연쇄살인마 잭더리퍼의 살해 장면이 지나치게 잔혹하게 그려졌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긴장감 완화를 채워줄 요소는 부족했다. 스릴러와 추리의 조화라는 전작의 장점이 오히려 반감됐다. 이를 채워줘야 할 배우들의 카리스마도 부족해 1막에서 작품에 집중할 만한 포인트를 쉽게 찾지 못했다.


물론, 제작진의 의도대로 셜록홈즈의 추리, 실시간으로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은 한층 강화된 점은 장점이다. 특히 느슨했던 1막과 달리 2막에서는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시간이 흐를수록 한층 무르익었다.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 포스터. ⓒ 메이커스프로덕션

가장 문제는 킬링 넘버의 부재에 있었다. 이 작품을 위해 새로운 넘버를 추가했다고는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기억에 남는 넘버는 없었다.


추리물이나 스릴러물은 그 특성상 관객들이 두 번 보기는 쉽지 않다. 뻔한 알고 있는 결말이 흥미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은 이를 중독성 강한 음악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앤하이드'를 반복해서 관람하는 이유다.


특히 추리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을 대사로 처리한 점은 아쉬웠다. 추리극의 특징상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를 음악으로 극복해내려는 노력이 소홀한 게 사실이다. 특히 주인공 셜록홈즈는 노래보다 대사가 더 많아 극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겉도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극장의 미흡한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작품 자체의 허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드러난 문제로 보인다. 대사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배우들도 이를 소화하기가 버거워 보였다.


한편, '셜록홈즈'는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 시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국내 최초 시즌제 뮤지컬이다. 2011년 초연된 '앤더스가의 비밀'은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 연출력으로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11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 공연은 3편 '괴도루팡과의 대결'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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