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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개씩 사라진 은행 ATM…차세대 무인기기가 메꾼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02.15 06:00
수정 2020.02.14 22:00

1년 새 2300여개 퇴출…온라인 거래 활성화 역풍

고기능 자동화 기기 등장…무인 점포 역할 '톡톡'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동화기기(ATM)가 1년 새 23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국내 은행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동화기기(ATM)가 1년 새 23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매일 6개가 넘는 ATM이 자취를 감춘 셈으로, 온라인을 통한 은행 거래가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 은행들은 사실상 거의 모든 창구 업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차세대 무인 자동화 기기로 비어가는 ATM의 흔적을 메꿔 나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ATM 수는 총 3만7673개로 1년 전(3만9980개)보다 5.8%(2307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해 보면 이 기간 ATM 일평균 감소량은 6.3개를 나타냈다.


주요 대형 은행들의 추이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ATM이 같은 기간 7912개에서 7103개로 10.2%(809개)나 줄었다. NH농협은행의 ATM 역시 6491개에서 6058개로 6.7%(433개) 감소했다. 또 신한은행도 5976개에서 5797개로, 우리은행은 5761개에서 5132개로 각각 3.0%(179개)와 10.9%(629개)씩 ATM 수가 줄었다. 하나은행의 ATM은 4125개에서 1.6%(67개) 감소한 4058개를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ATM을 정리하고 있는 이유는 그 만큼 이를 찾는 고객들이 줄고 있는 탓이다. 인터넷·모바일뱅킹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와 함께 ATM도 설 자리가 좁아드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 입출금·자금 이체 등 은행에서 이뤄진 금융 서비스 가운데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1.2%로 전년(90.0%) 대비 1.2%포인트 올랐다. 이 중 모바일뱅킹을 포함해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인터넷뱅킹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5.4%에서 53.2%로 7.8%포인트나 확대됐다. 이에 비해 시간·공간에 제약이 있는 CD·ATM 거래 비율은 34.7%에서 30.2%로 4.5%포인트 축소됐다.


그렇다고 자동화기기가 완전 사양길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 단순 은행 거래만 가능한 종전의 ATM을 대신해 새로운 자동화 기기가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은행별로 디지털 키오스크 혹은 셀프 텔러 머신 등으로 지칭되는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는 기존 ATM의 기능에 더해 예·적금 신규가입, 카드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기기들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 등장은 아직 채 5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2015년부터 설치되기 시작한 이래 벌써 국내 은행에 총 200대 넘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들어 9월 말까지 은행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는 133대에서 244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ATM을 많이 줄인 국민은행이 이를 30대에서 82대로 세 배 가까이 확충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는 모바일 등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해진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은행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실상 무인 점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지문·홍채 등 바이오 인증과 화상상담을 통해 기존 ATM에서 제공할 수 없었던 본인 확인이 필요한 다양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는 은행연합회에서 구분하는 탄력점포 유형 중 하나로 365일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지점 통폐합이 불가피한 중소도시들의 경우 이런 무인 점포는 가장 훌륭한 대안으로 꼽힌다. 은행 점포 폐쇄가 늘면서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차원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은 점포 폐쇄 결정 시 영향평가를 시행하고 대체 수단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 확대는 최근 은행들이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 전략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라며 "이런 와중 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 등을 포함한 무인 점포는 은행의 비용 효율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금융 취약 계층 보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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