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불발’ 기성용, 흥행 카드 잃은 K리그
입력 2020.02.12 09:39
수정 2020.02.12 09:39
국내 복귀 대신 해외 진출 모색 결정
FC서울은 흥행과 성적 둘 다 놓쳐

전 국가대표 캡틴 기성용의 올 시즌 K리그 복귀가 무산됐다. 모처럼 흥행 열기에 불을 지필 수 있었던 K리그는 최고의 카드를 쥘 수 없게 됐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C2글로벌’은 11일 “FC서울과 전북 현대 양 구단에 2020년 2월 10일 부로 협상 종료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의로 타진했던 K리그 복귀가 양 구단을 비롯한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뉴캐슬과 계약을 해지하며 자유의 몸이 된 기성용은 중동과 중국 등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K리그 복귀를 희망했다.
기성용 측은 친정팀 서울 복귀를 우선으로 두고 협상에 나섰다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전북 현대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선수가 10년 전 유럽 무대에 진출하면서 K리그로 복귀시 FC서울이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는 조항이 부각됐고, 위약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온갖 설이 난무하자 결국 선수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 정리에 나서게 됐다. 현재 기성용은 해외 리그 다수의 구단과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K리그 전체로 봐도 기성용의 복귀 무산은 아쉬움이 크다.
K리그는 지난해 역대급 우승 경쟁과 최다 관중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열었다.
2020시즌에도 좀 더 나은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김학범호가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할 때 주축이 됐던 K리거들이 소속팀서 본선 엔트리 경쟁을 예고하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고,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 등 올 시즌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예고돼 있다.
만약 기성용까지 복귀했다면 상승세에 제대로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였다.
국가대표를 은퇴하긴 했으나 기성용은 아직 올해 만 31세로 향후 2~3년은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년 동안 유럽리그를 누빈 만큼 수준 높은 축구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국가대표에서 볼 수 없는 기성용의 활약상을 K리그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됐다.
오히려 기성용을 품지 못한 서울의 행보에 아쉬움의 목소리만 높아져가는 가운데 팬들이 느끼는 허탈감이 흥행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