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술과 투자로 진검 승부하는 한해"
입력 2020.01.28 06:00
수정 2020.01.27 20:51
좁은 내수시장 한계… R&D 투자 늘리고 글로벌 시장 정조준
2018년 국내 상장제약기업 연구개발비 2조5047억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단순 복제약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신약개발 투자 비용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올해는 기술력으로 진검 승부를 벌이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이 2018년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9.8% 늘어난 2조5047억원이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연평균 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가 2889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다. 매출(9820억원) 대비 30% 정도에 해당한다. 업계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2위는 한미약품으로 연구개발에 1928억원을 투자했다. 매출 대비 19%에 이른다.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금액으로나 매출액 대비 비중으로나 R&D 투자에 가장 후한 편이다.
3위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2018년 R&D에 1739억원을 들였다. 이는 같은해 매출(5358억원)의 32.5%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에서는 가장 크다.
매출 기준 1위 유한양행은 1126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7.4%의 투자 규모로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8위다.
공격적인 R&D 투자로 세계 무대 진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신약을 개발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한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3조원으로, 세계 의약품 시장(약 1418조원)의 1.6%에 불과하다.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수인 셈이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2018년 1조2048억달러(약 1418조원) 규모를 형성,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시장(약 571조원, 40.2%)이 가장 크다. 이어 중국(약 155조원, 11%), 일본(약 101조원, 7.2%), 독일(약 63조원, 4.4%), 프랑스(약 43조원, 3.1%) 순이다.
제약사별 매출액은 화이자가 53조원으로 가장 높다. 노바티스(49조원), 로슈(49조원), 미국 머크(41조원), 존슨앤존슨(40조원)이 그 뒤를 잇는다. 이들 상위 5개사의 평균 연구개발비는 연간 12조원에 달하며, 적게는 매출액의 25%에서 많게는 3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제약사 CEO, 한 목소리로 R&D 투자 강조
앞서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국내 주요 제약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와 R&D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올해 경영지표를 ‘그레이트&글로벌’로 선언하고, ‘글로벌 유한’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지역 현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도 “글로벌 한미의 입구에 다가서 있다. 그동안 성취한 혁신 성과를 다시 돌아보며 내실 경영으로 완성하자”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R&D 부문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과제들의 성과 기반 연구를 주문하고,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내실 있는 준비를 강조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도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종근당은 혁신 신약과 바이오의약품 R&D에 투자하고,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