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자초한 유승민, ‘결자해지’ 할 수 있을까
입력 2020.01.19 04:00
수정 2020.01.19 08:11
새보수당, 혁통위에 미적지근…한국당과 '양당 협의체' 강조
새보수당 내에서도 의견 엇갈려…유승민 향한 불만 표출도
"유승민당 몽니, 한계치 넘어" "왜 기득권 내려놓지 않는가"
유승민 직접 나서라는 목소리 커져…황교안과 담판 방안도
어렵게 깔린 보수통합의 길에서 '새로운보수당발(發)'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 새보수당 지도부가 통합 논의 기구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이견을 드러내는가 하면 당내에서도 의견 합치가 요원한 모양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승민 위원장이 내건 '보수통합 3원칙'을 전격 수용하며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으나 눈에 띄는 진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통합 과정과 형식을 놓고 이견이 생긴 탓이다.
새보수당은 한국당이 통합 과정의 중심축으로 생각하고 있는 혁통위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혁통위는 단순한 '자문기구'일뿐 직접적으로 통합 과정을 이끄는 권한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새보수당은 혁통위와 별개로 통합을 논의하자며 한국당을 향해 '당대당 협의체' 설립을 제안했으나 한국당은 혁통위 및 물밑에서의 논의가 먼저라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지상욱 새보수당 공동대표가 당대당 협의체 설립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주장은 개인적인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면서도 "황교안 대표가 양당 협의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우리도 중대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독자노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새보수당 내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혁통위 설립에 적극적이었던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이 유승민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는 등 분열 조짐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결국 새보수당의 실질적 좌장으로 평가받는 유승민 위원장이 이 같은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보수통합을 놓고 유승민당이 벌이는 몽니는 수인(受忍)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라며 "미니 정당 주목 끌기와 몸집 불리기가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드는 요즘 처신이다. (황교안 대표가) 통합 3원칙을 어렵게 수용했다면 더 이상 몽니 부리지 말고 통합 실무로 나가 통합 신당을 창당하는 데 협조함이 큰길을 가는 정치인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혁통위에 참여 중인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도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주장하면서 왜 그들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갈등이 더 커지기 전 유승민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교안 대표와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새보수당 핵심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장은 유 위원장이 황 대표와 만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황 대표와 만나 합리적인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극적으로 성사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