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평화당 "통합 급하지 않다"…무소속도 '머뭇'
입력 2020.01.13 14:45
수정 2020.01.13 22:09
대안신당 창당대회서 "당장 통합하자" 제안에 반응
감정적 골 여전…호남 중심 통합 놓고 의견일치 못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제3지대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는 대안신당 제안에는 화답하지 않았다.
국민의당과 민주평화당의 분열 과정에서 생긴 감정적 골이 여전할 뿐 아니라 조만간 국내로 돌아오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론, 호남 중심의 통합 등을 둘러싼 이견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대안신당의 창당에 대해 "환영한다"며 "또 우리당을 포함한 제3세력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한 점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호남계를 중심으로 한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중도개혁 세력에게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이합집산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한 통합"이라며 "지역적 통합은 지역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신중해야 한다. 자칫 특정 지역 정당이 또하나 만들어지는 것에 그치면 구태정치는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호남' 대신 '중도개혁'에 방점을 둔 것은 조만간 귀국하는 안철수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혔다. 자칫 제3지대 통합이 호남계 통합으로 비치면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같은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 창당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대안신당 창당대회에 축하 화환도 보내지 않았다. 대안신당 의원들은 평화당에 있을 당시 정 대표와 당권을 놓고 대립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감정적 골이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향후 대권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총선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 당선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제3지대 통합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4+1 협의체에서 민주당을 뺀 3+1 협의체가 '분권형 대통령제'를 추진하고, 이를 총선에서 교집합으로 삼아 통합을 이룰 수는 있다고 봤다.
다만, 박 대변인은 "안철수계는 선거법 개정 자체에 반대해왔기 때문에 분권형 대통령제 역시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에 친화적이고 대통령제를 신봉하는 대안신당 일부 의원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에서 감정적으로 갈라선 사이인데, 본드로 붙인다고 되겠느냐"며 "차라리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이라는 명분을 중심으로 뭉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의원들도 제3지대 통합의 가능성과 파급력에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아예 민주당 입당을 염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무소속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대당 통합이 먼저 이뤄진 다음, 뜻이 같은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3지대 통합이 호남계 통합에 머문다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