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해진 김학범호, 누울 새 없었던 이란
입력 2020.01.12 21:52
수정 2020.01.12 22:32
우즈벡과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8강행 확정
김학범호가 중동의 난적 이란을 꺾고 8강 토너먼트행을 확정지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12일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2차전 이란과의 경기서 2-1 승리했다.
이로써 2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서 답답한 공격과 부실한 수비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던 김학범호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대대적인 선발 라인업 교체로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중국전과 비교해 바뀐 선수들은 무려 7명. 특히 최전방 공격수를 오세훈에서 조규성으로 바꾸었고 교체 자원이었던 이동준과 정우영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이란의 ‘침대 축구’였다. 선제골을 넣지 않는 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그라운드에 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학범호는 이를 가만두지 않았다.
대표팀은 전반 22분 맹성웅이 페널티 박스 중앙 바깥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히자 측면에 있던 이동준이 잽싸게 쇄도해 공을 건드려 골을 만들어냈다.
여유 있게 경기를 펼치던 이란은 다급해졌고 라인을 올린 새 다시 한 번 한국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전반 35분, 맹성웅이 가볍게 내준 볼을 잡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이후에도 한국은 조규성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격을 펼친 뒤 전반을 마무리했다.
이란은 후반 들어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전을 패할 경우 탈락 위기에 몰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란은 후반 9분 왼쪽 측면에서 레자 데흐가니가 올린 크로스를 레자 쉐카리가 헤더로 완성하며 1골을 따라 붙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김학범 감독은 오히려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에게 무리한 공격을 자제시켰고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적재적소에 교체 카드를 사용, 이란의 흐름을 끊는데 주력했다.
시간이 줄어들수록 이란 선수들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한국 선수가 넘어져있으면 얼른 달려가 일으켜 세우는가 하면 찬스를 살리지 못했을 때는 땅을 내리치며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침대 축구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