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익성 악화…외부 자금 조달 1년 새 2배↑
입력 2020.01.09 12:00
수정 2020.01.09 09:03
비금융 법인 순자금 조달 18.9조…전년比 10.1조 늘어
부동산 투자 감소에 가계 여윳돈 12조→17.6조 확대
비금융 법인 순자금 조달 18.9조…전년比 10.1조 늘어
부동산 투자 감소에 가계 여윳돈 12조→17.6조 확대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 빠지면서 외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을 1년 새 두 배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000억원) 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순환표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실물거래를 한 결과 자금이 얼마만큼 부족하거나 남았는지,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 남는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금융거래를 했는지를 정리한 통계다.
자금 운용이 조달보다 많으면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고, 자금 조달이 운용보다 많으면 다른 부문에서 자금을 공급한다. 통상 가계는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은 다른 부문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주체가 된다.
통상 일반 기업을 가리키는 비금융 법인들이 이처럼 순자금 조달 규모를 늘린 배경으로 한은은 수익성 둔화를 꼽았다. 투자재원 마련보다는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더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간 국내 외부감사 적용 대상 법인기업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6%에서 4.8%로 2.8%포인트나 떨어졌다.
가계의 여윳돈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분기 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1년 전(12조원)보다 늘었다. 순자금 운용은 경제주체가 예금, 채권,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등(자금 조달)을 뺀 금액이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 등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등을 모두 합한 일반정부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7조9000억원에서 16조6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줄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말 국내 비금융 부문의 금융자산은 전 분기 말보다 52조6000억원 증가한 8406조원을, 금융부채 역사 58조6000억원 늘어난 564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같은 기간 1.50배에서 1.49배로 다소 떨어졌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 역시 2.12배에서 2.11배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