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화두로 떠오른 '유승민 3원칙'…'친박'도 넘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1.08 15:36
수정 2020.01.08 17:04
새보수당, 유승민 3원칙 통합 필수 조건으로 내걸어
황교안, 원칙 수용 검토했으나 일부 친박 반발로 보류
탄핵문제 관건…하태경 "황교안, 결단력 발휘해야"
새보수당, 유승민 3원칙 통합 필수 조건으로 내걸어
황교안, 원칙 수용 검토했으나 일부 친박 반발로 보류
탄핵문제 관건…하태경 "황교안, 결단력 발휘해야"
보수진영에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통합 논의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또한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유승민 3원칙'이라는 관문을 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보수당은 지난 10월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했던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 등의 3대 원칙에 동의하는 것을 줄곧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천명해왔다.
하지만 3대 조건 중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부분이 문제의 불씨가 되는 모양새다. 당초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유승민 3원칙을 수용한다는 공식적인 압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내 친박 세력들의 반대에 부딪혀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새보수당 주요 인사들은 8일 작심한 듯 비판의 목소리를 보냈다. 유승민 위원장은 "이 3원칙은 개인 유승민의 얘기가 절대 아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만약 우리가 새출발을 한다면 어떠한 어떤 원칙을 해야 되느냐를 가지고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많은 의견을 들은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 위원장은 탄핵 문제에 대해 "탄핵에 더 이상 발목 잡혀서는 보수가 한걸음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탄핵을 역사에 맡기자는 말을 한 것"이라며 “집권하는 세력의 시체가 저런데 왜 문재인 대통령을 여전히 일부 국민들이 지지하느냐, 그 답은 야당이, 보수가 너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책임대표 또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돼야 할 것이다. 당내 반발은 있기 마련"이라며 "일부 반발이 무서워서 일반 국민에게 지극히 상식적인 유승민 3원칙에 동의 못하는 당이면 국민들이 그 당을 상식적인 당으로 볼 것인가"라고 언급했다.
한국당 일각서도 수용 촉구 목소리 쏟아져
조경태 "선거 지고 나서 땅을 치고 통곡해봤자 무슨 소용"
윤상현 "통합 가로막는 순간 분열과 기득권 편에 서는 것"
새보수당 뿐만이 아니라 한국당 일각에서도 대승적으로 유승민 3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찬밥 더운밥 가리는 것은 옳지 않다.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 모두 보수 분열로 패배하지 않았느냐"라며 "선거에 지고 나서 땅을 치고 통곡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인사지만 보수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윤상현 의원도 조 최고위원과 입장을 같이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은 똘똘 뭉쳐야 한다. 유승민의 통합 3원칙을 수용하고 더 나아가 중도개혁까지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는데 100% 동의한다"라며 "이제 우리 당은 친박·비박·친황·비황이 아니라 통합이냐 분열이냐로 나뉘고 있다. 황 대표의 통합 의지를 가로막는 순간 분열과 기득권 편에 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3원칙 받을 시 통합 과정서 주도권 우려 목소리도
하태경 "중립적 지도부 구성되면 기득권 내려놓을 것"
주요 친박 의원들이 유 위원장의 3원칙을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난색을 표한 데는 향후 통합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공천권이나 지도권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내포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태경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새보수당은 원칙이 중요한 당이지 우리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당이 아니다. 유승민 3원칙에 기반하는 개혁적 통합이 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이다"라며 "개혁적인 통합이 돼 중립적인 지도부가 구성되면 왜 우리가 지도권과 공천권을 가지겠다 주장하겠나, 오로지 보수·야당의 승리와 원칙 있는 통합 그것만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