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멍 메운 안치홍, 몇 승 벌어다 줄까
입력 2020.01.07 08:20
수정 2020.01.07 08:51
롯데, 안치홍과 2년간 25억 원에 계약
가장 큰 문제였던 2루 구멍 메우게 돼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의 반전은 역시나 안치홍의 롯데행이다.
롯데는 6일 FA 안치홍과 2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4억 2000만 원에 보장 연봉 5억 8000만 원(평균 2억 9000만 원) 등 보장 연봉 20억 원에 플러스 옵션 5억 원이 포함된 조건이다.
상당히 복잡한 내용의 계약은 2년 뒤 해지 또는 연장이 가능하다. 롯데와 안치홍은 계약서에 KBO리그 최초로 ‘옵트 아웃’ 조건을 걸었는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시킬 수 있는 조건이다.
만약 2년 뒤 계약 연장이 된다면 최대 31억 원의 조건이 발동돼 옵션 충족 시 안치홍의 최종 계약은 4년 56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 구단은 플러스 옵션을 크게 매겨 혹시 모를 선수의 부진을 대비할 수 있게 됐고, 안치홍 역시 동기 부여를 갖게 됨에 따라 성적 반등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롯데는 조성환이 은퇴하고 난 뒤 수년째 2루수 고민을 안고 있던 팀이다. 그동안 정훈에게 주전 2루수 자리를 부여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3년간 소중한 외국인 타자 슬롯 하나를 2루수로 사용할 정도로 효율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비 비중이 높은 포지션이다 보니 2루수를 맡았던 번즈와 아수아헤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번즈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수비라는 평가와 함께 2018시즌 23홈런을 때려냈으나 2% 부족한 공격력으로 아쉬움을 남겨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해 2루를 맡았던 아수아헤는 실패한 계약으로 남고 말았다.
안치홍의 경우, 최근 들어 2루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으나 공격력만 놓고 본다면 KBO리그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통산 3번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문제는 바뀐 공인구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선수라는 점이다.
안치홍은 군 제대 후 2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으나 지난해 18개나 줄어든 5홈런에 그치며 공격력에 물음표가 붙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3할 타율이다.
하지만 그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롯데는 지난해 2루 포지션에 무려 13명의 선수들이 기용됐고, 10명의 선수들이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정도로 2루 구멍이 심각했던 팀이다.
선발로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은 아수아헤를 비롯해 강로한, 오윤석, 고승민, 김동한 등 총 5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큰 실망감을 남기고 말았다. 이들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의 합산은 고작 1.32에 불과하다.
반면, 안치홍은 지난해 크게 부진한 시즌이었음에도 2.84의 WAR을 찍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균열이 발생한 포지션을 2배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수로 메우게 된 셈이다.
여기에 타격감만 회복한다면 4 이상의 WAR는 거뜬할 안치홍이다. 이는 팀에 최소 4승 이상을 벌어다 준다는 의미다. 롯데 탈꼴찌에 크게 기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