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조현아 만난다...'경영 복귀' 논의할 듯
입력 2020.01.03 18:56
수정 2020.01.03 21:09
누나 요구사항 협의 위해 조원태 회장 먼저 제의
혼자만 경영복귀 못해…600억 상속세 부담
누나 요구사항 협의 위해 조원태 회장 먼저 제의
혼자만 경영복귀 못해…600억 상속세 부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만간 만날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거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조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소동을 벌인 뒤 조 전 부사장 측에 조만간 만나 요구사항에 대해 협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 관계자는 “조 회장이 협의를 위해 먼저 연락을 취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에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작년 말 한진그룹 인사를 앞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경영복귀가 이뤄지지 않고 한진그룹 경영에서 철저하게 배제된데 불만을 표출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 갈등이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이 반기를 든 이유 중 하나로 상속세 납부 부담이 커진 점도 이유로 본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5년 넘게 무직으로 지내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한진 일가 삼남매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 고문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2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3남매는 각각 6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조 회장과 이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기업을 경영하며 나오는 봉급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여전히 직책이 없고 한진칼 지분 1.53%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는 등 상속세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는 앞서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세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소득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남매들)은 소득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이 동생에게 경영복귀를 요구했고 조 회장이 이를 협의하기 위해 만남을 제안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조 전 사장이 경영 복귀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조짐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3년 만에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논란과 각종 의혹이 확산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회사 측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노조 역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인 만큼 먼저 반성하고 자숙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