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뛰는 2020 스포츠] 가슴 뛰는 정찬성, UFC 챔피언 등극?
입력 2020.01.01 00:01
수정 2020.01.01 01:20
어떤 때보다 가슴 뛰는 새해..타이틀 매치 근접
챔피언 향한 가시밭길 앞두고도 팬들 지지 더 높아져
어떤 때보다 가슴 뛰는 새해..타이틀 매치 근접
챔피언 향한 가시밭길 앞두고도 팬들 지지 더 높아져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어떤 해보다 정찬성(33)의 가슴을 더욱 뛰게 한다.
지난해 12월 부산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베테랑 난적 프랭키 에드가(39·미국)를 1라운드 TKO로 물리치고 랭킹 4위까지 오른 정찬성은 2020년 뛰는 가슴을 안고 UFC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노린다.
지난 2013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UFC 타이틀 매치에 출전했던 정찬성은 에드가마저 잡고 다시 한 번 타이틀샷에 근접했다. 정찬성은 승리 직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영어로 “아이 원트 볼카노프스키”라며 타이틀 매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당장 타이틀샷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는 전 챔피언이 되어버린 맥스 할로웨이(29·미국)의 설욕 의지가 워낙 강하다. UFC도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호주)에 아쉽게 판정패한 할로웨이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볼카노프스키 또한 호주에서 할로웨이와의 2차전을 원한다. 둘의 2차전은 수술을 마친 볼카노프스키가 회복한 뒤에나 가능하다.
정찬성도 눈 수술을 앞두고 있어 회복기 포함 5~6월께나 복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에서 성사되지 못한 브라이언 오르테가와의 대결을 전망한다. 이는 정찬성도 예상하고 있는 2020년의 일정이다.
할로웨이와 타이틀전을 치렀던 ‘랭킹 2위’ 오르테가까지 잡으면 정찬성의 타이틀샷 명분은 더욱 탄탄해진다. 자빗 마고메드샤리포브(30·러시아) 등 다른 경쟁자들도 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보너스를 받을 만큼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을 자랑하는 정찬성의 상품성을 생각하면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 구도상 오르테가를 누르고 타이틀전에 나선다면 할로웨이나 볼카노프스키를 만난다.
할로웨이는 최다 유효타(290회)와 최다 연승(13승) 기록을 보유했던 강자다. 지난 4월 UFC 236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전에서 더스틴 포이리에에 아쉽게 판정패했지만, 페더급에서는 대항마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드가가 그토록 넘고 싶었던 알도를 두 차례 완파했고, 에드가가 패했던 오르테가를 상대로 타이틀을 지켜낸 챔피언이다. 그런 할로웨이를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른 것이 볼카노프스키다.
싸움꾼 본능을 지닌 할로웨이는 거친 공격으로 틈을 보일 수도 있지만 볼카노프스키는 약점이 없어 보인다. 할로웨이가 만만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볼카노프스키는 할로웨이 보다 더 까다로운 유형이다.
UFC 라이트급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못지않은 강력한 레슬링 기술을 보유한 데다 파괴력 있는 타격 콤비네이션, 옥타곤 중앙을 점유하고 펀치 공방을 벌이며 포인트를 따내는 격투기 지능까지 장기집권의 가능성을 갖춘 챔피언이다.
UFC 페더급 챔피언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험난하다. 오르테가도 넘기 힘든데 할로웨이나 볼카노프스키까지 앞에 있다. 매우 어려운 길이라는 것 외 어떤 것오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 숱한 명경기를 연출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왔던 정찬성이라면 두터운 신뢰를 보낼 수 있다.
UFC 웰터급 김동현도 지난달 ‘매미킴TV’ 채널을 통해 “(정)찬성이는 너무 자랑스러운 후배다. 이제는 내가 존경하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하며 “한국에서 이런 완벽한 파이터가 나왔다. 근성 있고 저돌적이고, 맷집도 좋다. 리치도 길고 그라운드-레슬링 기술도 갖췄다. 독기도 있고 투자까지 아끼지 않는다. 챔피언이 될 수밖에 없는 선수로 되어가고 있다. 느낌이 틀린 적이 거의 없는데 찬성이는 UFC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정찬성도 과거 “내가 잘 되어야 한다. 후배들이 나를 보면서 꿈을 키우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찬성이 품은 챔피언의 꿈은 결코 허황되지 않다. 혼자만의 허세도 아니고, 혼자만을 위해 옥타곤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약속을 지켜온 정찬성이나 그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팬들에게도 어느 때보다 가슴 뛰는 새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