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일 임박…내용물 정체는?
입력 2019.12.24 02:00
수정 2019.12.24 05:19
고강도 군사도발, 북중관계 흔들수도…저강도 수위조절 하나
인공위성 위시한 로켓 발사 가능성…우주개발 명분 내세울 듯
실제 ICBM 발사도 배제 못해…7차 핵실험 가능성은 미미
고강도 군사도발, 북중관계 흔들수도…저강도 수위조절 하나
인공위성 위시한 로켓 발사 가능성…우주개발 명분 내세울 듯
실제 ICBM 발사도 배제 못해…7차 핵실험 가능성은 미미
북한이 예고한 '핵협상 연말 시한' 및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 시일이 임박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성탄절에 맞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북미 대화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만큼 북한은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발은 수위에 따라 크게 ▲저강도 외교적 도발 ▲인공위성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등 4가지 시나리오로 축약된다.
▲저강도 외교적 도발
전문가들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에 고강도 군사도발을 감행할 경우 북중관계가 급랭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대북제재 반대 명분을 약화시키고, 미군의 한반도 개입 여지를 넓히고, 한일 핵무장론을 촉발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측은 리태성 부상의 경고를 무효화 하거나 대미 비난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한중일 정상회담 전후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중일 정상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밝힐 텐데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북중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다만 과거 북한이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인공위성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던 점에 비추면 어떤 군사적 선택을 내릴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공위성 발사
또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단거리 미사일 및 대형 방사포를 13차례나 발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만큼 단거리 이상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묵인을 받아낼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동창리에서 시험한 미사일 엔진으로 로켓을 발사하고 대외적으로는 '우주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발사용 로켓은 핵심기술과 원리가 같다. 따라서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는 사실상 ICBM 시험 발사로 간주되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정당한 우주개발'을 방어논리로 내세울 수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어느 나라든 우주 개발 권리가 있다'며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강화에 반대표를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ICBM 발사
북한이 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북한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가 불투명 하지만 이 기술을 확보했음을 분명히 하면 핵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더욱 비싼 핵폐기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ICBM 실험을 단행할 경우 사거리 1만3000㎞인 '화성-15'를 일본 열도와 하와이 사이에 쏘고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검증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17년 11월 동해상에 '화성-15'를 발사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중에 탄두가 고열과 압력에 타버렸다.
혹은 미사일을 높은 각도로 발사해 동해상으로 쏴 재진입 과정의 안정성을 확인하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진입 기술의 성공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종 기폭단계에서 장치들이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인공위성이 없는 북한의 기술력으로는 태평양으로 넘어간 미사일 장치의 신호를 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7차 핵실험
한편에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해 5월 북한이 공개적으로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여전히 관리·유지되는 정황이 포착됐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예상을 뛰어넘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을 즐겨온 탓이다.
그러나 이미 6차례의 핵실험으로 수소폭탄에 맞먹는 폭발력을 검증한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핵실험은 북중 접경지대의 중국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줘 북중 관계를 훼손할 수 있고, 중·러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논의에 반대표를 던질 명분도 사라지게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인도·파키스탄도 못했던 수소탄 실험을 이미 성공한 북한이 굳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벌여 국제사회에 좋은 공격 명분을 줄 이유가 없다"며 "다만 핵실험을 할 이유가 없을 뿐이지, 핵실험 중단이 비핵화 의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