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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쥐게 된 오지환…자존심 세워준 LG

김윤일 기자
입력 2019.12.20 15:20
수정 2019.12.20 16:34

오지환, 4년간 40억 원의 섭섭하지 않은 대우

유격수 역대 2위 금액, FA 한파 직격탄

4년 40억 원에 LG 잔류가 확정된 오지환. ⓒ 뉴시스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관심사였던 FA 오지환이 LG에 잔류한다.

LG 트윈스는 20일 프리에이전트(FA) 오지환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6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오지환은 FA 시장이 열리자 ‘대박 계약’을 위해 의욕적으로 임했고, 그의 행보에 많은 야구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절대 오지환의 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에이전트 측이 원소속팀 LG에 6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밝힌 뒤에는 여론마저 냉랭하게 돌아서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지환 측은 LG 구단에 잔류한다면서 계약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백지위임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오지환의 몸값은 40억 원보다 더 낮아질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오지환을 원하는 타 구단은 사실상 제로였고, 경쟁이 붙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재의 가격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오지환 입장에서 4년 40억 원은 나름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다.

역대 유격수 FA(*는 이적 선수). ⓒ 데일리안 스포츠

LG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오지환의 자존심을 세워준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구단 입장에서는 백기 투항한 선수의 몸값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있었음에도 아주 적절한 몸값을 책정함으로써 선수의 기를 세워준 것은 물론 대외적으로도 좋은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얻었다.

오지환의 금액은 유격수 FA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2017년 두산 김재호가 잔류하며 4년 50억 원을 이끌어낸 게 가장 많고, 오지환은 15년 전 삼성으로 이적한 박진만(4년 39억 원)을 제치고 유격수 역대 2위로 올라섰다.

김재호와 오지환의 몸값 비교도 흥미롭다. 오지환은 3년 전 김재호보다 2살이나 더 어린 나이에 FA 자격을 취득했고, 직전 3년간 공격에서도 보다 높은 가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10억 원 낮게 계약하며 FA 한파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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