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귀 실수 만회 못한 이세돌, AI와의 2국 불계패
입력 2019.12.19 17:21
수정 2019.12.19 17:21
포석 끝날 무렵 착각…좌상귀 넉 점 제압당해
좌상귀부터 상변 거대한 백 모양 형성에 열세
백 미생마 포위·위협했으나 완생하자 돌던져
포석 끝날 무렵 착각…좌상귀 넉 점 제압당해
좌상귀부터 상변 거대한 백 모양 형성에 열세
백 미생마 포위·위협했으나 완생하자 돌던져

이세돌 九단이 초반 좌상귀에서 저지른 실착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지 못하고, AI(인공지능)와의 2국에서 122수만에 불계패했다.
이 九단은 19일 서울 도곡동 바디프렌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2국에서 맞바둑으로 대국을 벌였으나 시종 열세를 보인 끝에 불계로 졌다.
전날 1국에서 2점 접바둑으로 불계승한 이 九단은 이날 2국에서 돌을 가린 끝에 흑을 잡게 되자, 양 소목 포석을 펼치며 견실한 실리 바둑을 예고했다. AI를 상대로 '수비 바둑'을 펼치겠다는 자신의 뜻이 반영된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구상은 포석이 끝날 무렵 좌상귀에서 실착을 하면서 엉망이 되고 말았다. 이 九단은 '한돌'의 백 32 좌상귀 착수에 손을 빼고 흑 33으로 하변으로 관심을 돌렸다.
하지만 '한돌'은 계속해서 백 34·36·38으로 좌상귀 흑 넉 점을 끊어잡으며 실리상으로 큰 이득을 봤다. 이로써 상변 전체에 큰 백의 모양이 형성되면서 반면은 단숨에 흑의 열세로 기울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이 九단은 당초 '수비 바둑'을 하겠다는 복안과는 달리 공세로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 九단은 우변과 우하귀로부터 뻗어나온 백 대마를 갈라친 뒤, 미생마를 포위하며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한돌'은 백 112·114·116·118 등으로 먼저 우하귀에서 뻗어나온 대마의 안전을 확보했다. 이어 우변 대마도 백 120·122로 내부에서의 안형을 확보하며 사실상 완생하고 말았다.
백 122로 우변 대마가 궁도를 확보하는 것을 확인한 이 九단은 돌을 던졌다.
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九단은 "순간적으로 (좌상귀에서) 착각을 했다"며 "초반에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나왔다"고 짙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九단은 하루를 쉰 뒤, 오는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마지막 3국을 가진다. 진정한 은퇴 대국이 될 3국에서 이 九단은 '한돌'과 다시금 2점 접바둑으로 맞서게 됐다.
이 九단은 "마지막 대국은 진짜 마지막"이라며 "승패를 따지지 않고 '내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율 NHN 게임AI 팀장은 "접바둑으로 둔 어제(18일 1국) 이세돌 九단이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좋은 승부가 펼쳐졌으면 좋겠다"며 "은퇴하시는 자리에 같이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