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 세트피스’ 벤투호, 뜻밖에 강점 발견?
입력 2019.12.19 09:06
수정 2019.12.19 17:31
4골 중 3골 세트피스 득점
김민재 등 높이 활용한 공격 위협적
한국의 3연패로 막을 내린 E-1 챔피언십은 벤투호의 새로운 강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장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최종전에서 전반 27분 터진 황인범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3연승을 거두며 2연승을 기록 중이었던 일본을 끌어 내리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여기에 남자대표팀은 동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대회 3연패’와 함께 ‘홈에서의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2019년을 산뜻하게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벤투호의 득점 공식과도 같았던 세트피스가 크게 부각됐다. 실제 한국은 이번 대회 4득점 중 3득점을 세트피스로 가져갔다.
반대로 말하면 필드골이 없어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일전에서는 황인범의 필드골로 승리하긴 했으나 그 이전에 전반 8분 김민재의 헤더가 골대를 때린 것을 시작으로 코너킥에서 연거푸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대회 한국이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발휘하게 된 것은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베이징)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민재는 이번 대회 내내 제공권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강력한 공격 옵션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난 중국전에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결승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담 키커로 나선 주세종(서울)의 정교한 킥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트피스서 득점 성공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향후 강호들과 맞붙었을 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필드골보다는 세트피스 득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벤투호의 세트피스는 좀 더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나마 한국이 피지컬 적으로 강점이 있는 동아시아대회에서는 충분히 위력적일 수 있지만 향후 월드컵이나 유럽 국가와의 A매치에서도 재미를 보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부분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