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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비 넘긴 은행주, 전방위 부동산대책에 다시 급랭?

백서원 기자
입력 2019.12.18 06:00
수정 2019.12.18 06:17

DLF 우려 옅어지며 이달 들어 8% 넘게 상승…이틀 만에 4%↓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주주친화정책 강화에 주목해야”

DLF 우려 옅어지며 이달 들어 8% 넘게 상승…이틀 만에 4%↓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주주친화정책 강화에 주목해야”


정부가 초고강도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은행주와 건설주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사진은 서울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은행주와 건설주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은행주의 경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한숨 돌린 뒤 연말 배당 이슈가 더해져 상승세를 탄 분위기가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다만 최근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이 주가를 보완해줄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KB금융은 전장 대비 2.24% 하락한 4만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는 0.4% 내린 3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0.11%, 0.84% 떨어진 4만4350원, 1만1850원을 기록하며 동반 하락했다.

이달 5일부터 13일까지 연속 7거래일 상승한 하나금융지주는 16일 하락 반전하며 이틀 간 2.86% 떨어졌다. 이달 초 4만5950원에서 13일 5만원까지 8.81% 올랐던 KB금융도 이틀 동안 4% 넘게 내려앉았다.

정부는 16일 초고강도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시가 9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고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출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은행주들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은행업종은 최근 주주친화정책 확대와 연말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올해 은행 평균 배당수익률은 5%에 육박해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은행들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 등 자율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의 경우 4개월 만에 주가가 각각 18.85%, 24.7% 오른 상태다.

앞서 DLF 사태에서 우려 요인이 줄어든 것도 투자자들을 한시름 놓게 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DLF 대책 관련해서 주가연계신탁, ELT의 은행권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했지만 은행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부 신탁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기류를 탄 은행주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NH투자증권은 은행업종 평균 대출성장률이 지난해 6.7%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4~5%를 기록,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태로, 규제 강화의 벽에 부딪혀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택시장 관련 발표는 대출 수요를 추가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경기 하방 리스크 및 규제 강화로 인해 내년 은행섹터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라며 은행 산업에 대해 보수적 스탠스 유지를 권고했다.

대출증가율보다는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낮아져 있는 가계대출증가율이 이번 대출규제로 인해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그러나 대출이나 이익변화보다 은행주 투자심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매력이 반영되면서 최근 주가흐름이 양호했던 만큼 반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대책으로 은행주가 받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성장이 은행주 투자포인트는 아니다”라며 “주택담보대출 성장둔화는 이미 예상된 상황인 만큼 오히려 이번 발표 이후 주택가격이 안정화된다면 리스크 축소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들의 배당수익률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에 불과한 낮은 밸류에이션도 은행주의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이에 따라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책 발표와 함께 은행주는 곧바로 하락했는데 실적 훼손에 대한 우려보단 정부의 규제 강화 스탠스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은 연구원은 “익숙한 대출 규제 이슈보다는 연말 주주환원 기조 확대와 경기 지표 개선 기대감에 좀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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