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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 씌우자? 이해찬 공천 장사 계속 하겠단 것"…4+1 부글부글

이유림 기자
입력 2019.12.16 14:26
수정 2020.01.16 09:43

민주당 변심에 우군이었던 범여권 격앙된 반응

"우리가 속았다" "뒤통수 맞았다" "겁박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거법·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 공조에 함께했던 4+1 협의체가 더불어민주당의 '변심'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4+1 협의체가 합의한 잠정안은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연동률 50%'였지만, 협상 막판 민주당이 '캡'(연동률 적용 상한선)을 씌우자고 요구하면서다. 캡을 씌우면 비례대표 50석 중 30석에만 연동률이 적용되고 나머지 비례대표 20석은 현행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유지된다.


이 경우 연동률은 사실상 50%에서 30% 수준까지 줄어 현행 비례대표 의석 배분과 큰 차이가 없어지고, 대신 병립형 비례대표제 일부가 남아 당 지도부의 비례대표 공천 재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4+1 협의체에 참여한 범여권 군소정당들은 민주당의 캡 요구가 공천 재량을 확보하기 위해, 즉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권을 보장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캡 요구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 이해찬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특별자금 명목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들 줄세워 돈을 받고 선거 자금에 쓰는, 사실상 '공천 장사'하겠다는 구태적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범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4+1 협의체가 아닌, 민주당과 한국당의 '1+1 협의체'로 처리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에 가장 중요한 예산안을 4+1 협의체를 이용해 처리해놓고 정작 우리가 원하는 선거법은 나몰라라 한다"며 "예산안부터 처리하면 안 됐다. 예산안을 너무 쉽게 내줬다"고 뒤늦게 토로했다.


민주당이 범여권과 이해관계가 엇갈리자 자유한국당에 써왔던 '벼랑 끝 전술'을 우군인 범여권에게도 쓰려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을 향해 이른바 범여권 '머릿수'로 밀어붙이겠다고 압박하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범여권을 향해 '원안 상정'으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연동률 50%'을 골자로 한 선거법 원안은 민주당과 범여권이 합심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지만, 비례대표 의석수가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늘어난 만큼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지역구 통폐합에 대한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선거법 원안이 상정되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통폐합에 영향을 받는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민주당 '원안 상정 카드'를 받아든 범여권 일각은 "우리가 민주당에 속았다", "막판에 뒤통수를 맞았다", "민주당이 우리를 겁박한다"며 분개하고 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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