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글로벌전략회의...삼성 인사 내년으로 연기
입력 2019.12.13 11:06
수정 2019.12.13 11:11
전현직 임원들 재판으로 연말 정기인사 지연
글로벌전략회의에 내년 초 CES까지 일정 줄줄이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내년 봄 관측...과거 사례도
전현직 임원들 재판으로 연말 정기인사 지연
글로벌전략회의에 내년 초 CES까지 일정 줄줄이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내년 봄 관측...과거 사례도
13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예정대로 개최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상·하반기에 개최되는 회사의 핵심 전략 회의로 IT모바일(IM)·소비자가전(CE)·디바이스솔루션(DS) 등 사업부문별로 국내외 경영진과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당초 12월 초로 예상됐던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의 재판으로 인해 미뤄지지면서 글로벌 전략회의도 자연스레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12월에 열리는 하반기 회의는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진 뒤 새로 선임된 임원진들이 참석해 내년도 사업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선행되지 않으면 열리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에서도 내부적으로 회의 연기를 검토했지만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진용 구축이 늦어지더라도 내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수립을 더 뒤로 늦출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각 사업부문별로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인사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전략이 잘 수립돼 있으면 이를 시행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기인사가 내년으로 넘어가면 그 시기는 3~4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12월 초에 이뤄진 인사가 단행되지 않은 가장 큰 요인이 연이은 재판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줄어든 뒤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또 현재 다수의 임원들이 연루된 재판도 한창 진행 중인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관련 1심 재판에서 삼성 부사장급 인사 3명이 각각 1년6개월~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에는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노조 설립 방해 의혹 사건 1심,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방해 의혹 사건 1심의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삼성에버랜드 노조 사건에는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11명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사건에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강경훈 부사장 등 32명이 각각 연루돼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되면 이왕이면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후 단행하지 않겠나”라며 “다만 그렇게 되면 한창 내년 사업이 진행 중일 때 하게 되는데 조직 안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인사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사례도 내년 봄 인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은 앞서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관련 수사로 그 해 말 예정됐던 정기인사를 이듬해 5월에 발표했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전 계열사가 한 번에 이뤄지던 인사도 전자·금융·기타 등 분야로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에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말 임원 인사가 이듬해 5월 진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