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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도 많았지만 리스크도 해소한 롯데의 2019년

최승근 기자
입력 2019.12.14 06:00
수정 2019.12.14 07:21

계속된 사드 보복에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소비재 사업 직격탄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되고 면세점 특허도 유지…호텔롯데 상장 속도

계속된 사드 보복에 일본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소비재 사업 직격탄
총수 부재 리스크 해소되고 면세점 특허도 유지…호텔롯데 상장 속도


2017년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사기 전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롯데지주

롯데는 올해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2016년 사드 후폭풍이 여진이 계속된 가운데 7월부터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의류, 주류 등 소비재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사업의 경우 일본 기업과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매 대상에 포함되면서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동안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졌던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고, 호텔롯데 상장의 변수로 작용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유지 결정으로 내년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성주골프장을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서 중국 관련 사업에서만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 비중이 컸던 면세점을 비롯해 호텔, 백화점 등이 직격탄을 맞았고, 중국 현지에서 한 때 110여개 매장을 운영했던 롯데마트는 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이외에 음료와 제과 등 현지에 둥지를 튼 계열사들도 사업을 축소하거나 발을 빼는 분위기다. 조 단위 투자금이 들어가는 청두와 선양 복합단지 공사도 일정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사드 갈등이 발발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한국을 찾는 자국 단체관광객의 롯데호텔 및 롯데면세점 출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올 7월부터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사업 전반에 걸쳐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니클로와 아사히 맥주 등 주류 그리고 일본 기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불매대상에 포함된 다수의 브랜드와 제품이 포함되면서 유통사업부문의 실적 부진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여파로 올해 3분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1%나 감소했다. 사드에 불매운동까지 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롯데그룹은 지난 10월부터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모습. ⓒ데일리안

반면 실적 부진 등 악재 속에서도 오히려 주요 리스크는 해소됐다. 특히 총수 부재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염원이던 뉴롯데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17일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선고에서 신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롯데는 총수 부재 우려를 씻게 됐다. 롯데는 앞서 진행된 2심 재판에서 신 회장이 법정구속 되면서 뉴롯데 계획은 물론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사업이 줄줄이 지연되는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7년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지주사 전환의 첫 발을 내디뎠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한국 롯데 계열사들을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시키고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도 한 번에 씻어내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신 회장의 법정 구속이 없었더라면 올 상반기 지주사 작업이 마무리돼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이 적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롯데는 2017년 롯데지주 출범 이후 계열사 간 지분 정리와 롯데손보‧롯데카드‧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지주사 출범 후 2년의 유예기간 내 지주회사 기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2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호텔롯데 상장도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올해 3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되고 지난 11일 관세청으로부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유지 결정이 발표되면서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3년 넘게 롯데를 압박했던 중국발 사드 보복과 불매운동을 유발했던 일본과의 외교 문제도 해빙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이 사드 보복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양국 정부 간 관계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데다 오는 23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양국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 차례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추진했던 2016년 당시와 비교해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은 변수다. 2015년 호텔롯데의 면세점 사업 영업이익은 38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2050억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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