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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이 뭐길래…외식‧제과점업‧김치는 제외, 장류는?

최승근 기자
입력 2019.12.11 06:00
수정 2019.12.10 21:08

감소하는 내수 시장에 수출로 활로…한류 타고 K소스로 해외서 입소문

기술 이전 및 판로 확대 등 대기업-소상공인 간 상생으로 해법 찾아야

감소하는 내수 시장에 수출로 활로…한류 타고 K소스로 해외서 입소문
기술 이전 및 판로 확대 등 대기업-소상공인 간 상생으로 해법 찾아야


서울 시내 대형 할인점의 장류 매대 모습.ⓒ최승근 기자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제조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문제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갈수록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해 내수는 물론 수출 시장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주 중 지난 9월 예고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련 심의를 진행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최소 5년간 대기업의 시설 투자 확대 및 신규 진출, 기업 인수 등이 제한된다.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되는 업종과 품목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정부의 시정 명령을 어길 경우 해당 기간 매출의 최대 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국내 장류 시장은 1~2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문화 발달로 최근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장류업계는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HMR과 해외 수출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시설 확대 등 규제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장류업계 관계자는 “적합업종 지정 시 연구개발 활동은 제한이 없다고 하지만 신제품이 나오면 생산시설을 늘려야 하는데 제한이 생긴다”며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5년이면 상당히 긴 기간이다. 내수 시장 위축은 물론 수출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수출 전용 시설의 경우 규제를 받지는 않지만 해외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수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내수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리스크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다. 이런 문제로 인해 일각에서는 국산 장류를 해외에서 생산해 현지에 판매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추장, 된장 등 국산 장류 제품은 한류를 타고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서도 K소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내수시장과 달리 수출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수출 맞춤형 제품에 대한 개발도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인 할랄 식품 시장을 겨냥한 할랄 고추장과 더불어 장류 발효과정에서 중동국가 수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알코올을 억제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장류가 미생물을 다루는 산업인 만큼 다른 식품산업에 비해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체로 국내 전통 장류업체들은 영세한 규모로 인해 생산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 기준이 적용되기 어렵고, 전통 제조 방식 상 이뤄지는 수작업으로 인해 품질 편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시장 전체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통장류업체와 중소 규모 장류 생산업체는 대기업에 비해 투자 여력이 더 줄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연구개발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나서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앞서 외식업, 제과점업, 김치 제조업 등과 같이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상생협력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의 연구개발 노하우와 유통 판로 등을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해 대기업과 소상공인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은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전통장류 보존 및 계승을 위해 순창지역 장류 명인인 문옥례 명인과 손잡고 ‘100년 전통 문옥례 된장’를 비롯해 고추장, 쌈장 등 3종을 선보이고 있다.

김병주 대상 장류 담당 팀장은 "HMR의 인기로 전통 장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전통 장류를 보존하고 계승하려는 지역 명인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역 명인과의 제휴를 통해 장류명인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들은 명인의 전통 장류를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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