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3Q 실적 일제히 악화...불황 장기화하나
입력 2019.11.14 17:49
수정 2019.11.15 10:44
대한항공 영업익 70%↓...아시아나·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적자
공급과잉 구조로 불황 2~3년 지속 전망...산업 재편 신호탄 되나
대한항공 영업익 70%↓...아시아나·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적자
공급과잉 구조로 불황 2~3년 지속 전망...산업 재편 신호탄 되나
또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 하락 등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실적으로 매출 3조2830억원과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와 70%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9조3529억원과 영업이익 16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3분기가 연간 기준 가장 큰 성수기임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 속에서 환율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비용도 증가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HDC컨소시엄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 매출 1조8351억원과 영업손실 57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흑자는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적자를 시현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적자가 1739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불황의 그늘을 피해갈 수 없었다. 1위 LCC 업체인 제주항공은 3분기 영업적자 17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274억원)에 이은 2분기 연속 영업적자로 1분기 57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누적 기준 122억원으로 줄어들며 연간 흑자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진에어도 3분기 영업적자가 131억원에 달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한 가운데 1분기 50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113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관심이 높아진 자회사 에어부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에어부산은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195억원을 기록하며 누적 기준 359억원으로 적자가 늘어났다.
앞서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티웨이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영업손실 102억원으로 전분기(-265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분기 370억원에 달했던 영업흑자가 3분기가 지난 시점에 3억원으로 줄어들며 연간 적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간으로 보면 여름 휴가철과 추석연휴가 끼어 있는 3분기가 가장 성수기이지만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항공 수요 감소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화물 실적 부진이 겹치며 일제히 악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외 여행이 가능해 국내 여행객들의 각광을 받았던 일본 수요 감소로 항공사들의 타격이 심했고 이는 일본 비중이 높은 LCC에게 크게 작용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와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수출이 부진해 화물 수요도 감소하는 등 겹악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현재의 불황이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야기된 만큼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렵고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내년에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 신규 LCC 사업자로 3곳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해 경영환경이 더 악화되고 불황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황 악화가 장기적으로 항공산업의 재편을 유도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향후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항공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고 2~3년내에 회복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업체들간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