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그랜저가 경신한 사전계약 신기록…역대 사례 살펴보니
입력 2019.11.06 13:28
수정 2019.11.06 14:04
6세대 그랜저로 두 차례 신기록 경신…이전까진 쏘나타가 점령
고가 차종 제네시스, 팰리세이드도 사전계약 대거 몰려
6세대 그랜저로 두 차례 신기록 경신…이전까진 쏘나타가 점령
고가 차종 제네시스, 팰리세이드도 사전계약 대거 몰려
더 뉴 그랜저가 사전계약 첫날 계약대수 신기록을 경신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사전계약 첫날 신기록은 모두 현대차가 휩쓸어 왔지만 이번은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 돌입 첫날인 4일 계약대수는 1만7294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동안 사전계약 첫날 최다 기록은 주로 현대차의 쏘나타와 그랜저가 경신해 왔다. ‘하루 1만대 이상’ 계약을 기록한 사례도 이들 두 차종 뿐이다.
6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그랜저가 기록을 경신하기 이전 기록은 바로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인 6세대 그랜저(IG)가 2016년 11월 2일 기록한 1만5973대였다.
풀체인지도 아닌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역대 사전계약 첫날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짐과 동시에 ‘단일 세대(6세대)’ 모델로만 두 차례 최고 기록을 두 차례나 세우는 사례도 만들어졌다.
그랜저 이전 사전계약 첫날 최고 기록은 2009년 6세대 쏘나타(YF)가 기록한 1만827대였다. 국내에서 사전계약 첫날 1만대를 넘긴 최초의 사례였다.
다만 쏘나타의 인기는 7세대(LF)로 넘어오면서 다소 시들해졌다. 2014년 7세대 쏘나타가 사전계약 첫날 올린 기록은 7318대였다. 그럼에도 이는 국내 역대 4위 기록으로 남아있다.
올해 출시된 8세대 쏘나타는 사전계약 1만대를 넘는 데 5일이 걸렸다. 이 역시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과거 세대에 비하면 다소 더딘 모습이다.
그랜저는 6세대 이전만 해도 쏘나타에 비해 인기가 높지 않았다. 5세대 그랜저(HG)는 2010년 사전계약 첫날 7115대를 기록했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그랜저가 쏘나타보다 높은 인기를 끌게 된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 및 ‘가계 예산에서 자동차에 투자하는 비중 확대’가 꼽힌다. 그 결과 기존 쏘나타에 집중돼 있던 패밀리 세단 수요가 그랜저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또, 과거 회사 내의 직급 서열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급에 한정을 뒀던 문화가 사라지고 젊은 층이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 사례가 많아지는 상황도 이런 분위기에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판매량에서도 6세대 그랜저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그랜저가 쏘나타를 압도해 왔다. 2017년 그랜저는 13만2080대나 팔리며 쏘나타(8만2703대)를 누르고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고, 2018년에도 그랜저는 11만3101대의 판매량으로 쏘나타(6만5846대)의 2배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10월까지 그랜저가 7만9772대, 쏘나타가 8만2599대로 쏘나타가 다소 우위에 있지만, 이는 그랜저의 모델 노후화에 따른 것이다. 이달 중 더 뉴 그랜저 출고가 시작되면 연말까지는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그랜저보다 고가인 대형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에서도 사전계약 첫 날 높은 실적을 달성해 왔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옛 에쿠스의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제네시스 EQ900은 2015년 12월 사전계약 첫날 4324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그랜저와 쏘나타를 제외한 현대차 차종 중 기록이기도 하다.
EQ90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제네시스 G90은 2018년 11월 사전계약 첫날 2774대의 실적으로 전작보다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전 현대차 브랜드의 ‘제네시스’라는 차명으로 불린 차도 높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현재 제네시스 G80의 전신인 제네시스 2세대(HD) 모델은 2013년 11월 사전계약 첫날 3331대라는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 브랜드 중 가장 고가인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1월 사전계약 첫날 3468대의 실적을 올렸고, 그 이후로도 계약이 쇄도하면서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