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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독점 영유아 '5가' 백신 시장, 경쟁 점화

이은정 기자
입력 2019.11.01 06:00
수정 2019.10.31 21:59

사노피파스퇴르 '펜탁심'과 '인판릭스-IPV-Hib' 점유율 경쟁

가장 많이 팔리는 백신 vs. 백일해 예방에 강한 백신

사노피파스퇴르 '펜탁심'과 '인판릭스-IPV-Hib' 점유율 경쟁
가장 많이 팔리는 백신 vs. 백일해 예방에 강한 백신


5가 백신시장에서 기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사노피 파스퇴르와 도전자 GSK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사노피 파스퇴르, GSK

5가 백신시장에서 기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사노피 파스퇴르와 도전자 GSK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최대 5종류의 백신을 섞은 제품이 5가 혼합 백신이다. 사노피 파스퇴르의 '펜탁심'과 GSK의 '인판릭스 IPV/Hib'가 대표적이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소아마비(IPV)·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까지 한 번에 예방접종이 가능한 제품들이다. 이들 모두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해당돼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혼합 백신은 일종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예방효과는 각각 접종할 때와 비슷하지만 접종 편의성이 높다. 스웨덴·영국·프랑스 등 유럽은 20년 전부터 5가 혼합 백신을 접종해왔다.

펜탁심은 1997년 스웨덴에서, 인판릭스 IPV/Hib는 1997년 프랑스에서 각각 출시됐다. 그동안 국내에선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공급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5가 혼합 백신이 도입되기 전에는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소아마비(IPV) 등 4종류 백신을 섞은 4가 백신(테트락심·인판릭스IPV)과 Hib 백신 등 백신을 여러 번에 걸쳐 접종해야 했다.

펜탁심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5가 혼합 백신이다. 한국에는 2017년 6월에 출시돼 현재까지 가장 많이 접종되고 있다. 펜탁심이 출시된 이후 올해 6월까지 2년 동안 한국에서만 180만 도즈 이상 접종이 이뤄졌다.

펜탁심은 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한양대병원 등 국내 13개 병원에서 414명의 영아를 대상으로 생후 2·4·6개월 때 기초접종 연구를 진행해 펜탁심이 각 백신(테트락심+악티브)을 따로 접종하는 것과 비교해 면역원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디프테리아·파상풍·폴리오·Hib 항원에 대해 100% 방어했고, 백일해는 항원 유형별로 PT 99%, FHA 97.5~99% 혈청전환을 확인했다.

"한국에서 때를 기다렸다" 백일해에 강한 인파릭스 IPV/Hib

펜탁심은 파상풍 예방을 위해 1472-C주라는 균주를 사용하지만, 인판릭스 IPV/Hib은 Massachusetts주 균주를 활용한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항원의 갯수도 펜탁심은 2종류, 인판릭스IPV/Hib은 3종류로 다르다.

인판릭스IPV/Hib은 최근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백일해 예방에 강하다. 백일해는 영유아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가족 간 2차 감염으로 옮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질병이다. 인판릭스IPV/Hib에는 펜탁심보다 백일해를 예방하는 항원(퍼탁틴·PRN)이 포함돼 있어 백일해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 백일해균을 식균 작용으로 제거한다.

GSK는 다양한 임상 자료를 통해 인판릭스IPV/Hib의 남다른 백일해 예방효과를 강조한다. 실제 백신에 포함하고 있는 백일해 3종류 항원(PT·FHA·PRN) 모두 100% 항체 양전율을 보였다. 특히 스페인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인판릭스IPV/Hib으로 기초접종 3회를 완료했거나 기초접종 후 부스터 1회 추가 접종했더니 1년 뒤 백일해 예방효과가 98.9%로 유지됐다.

디프테리아·파상풍·폴리오·Hib 예방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판릭스IPV/Hib은 생후 2·4·6 개월에 총 3회 접종 시 5개 질환에 대해 최소 94.4% 이상의 혈청 양성 전환률을 보였다.

GSK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전까지는 시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국내 출시를 계획하지 않았다. 2017년 6월 영유아 5가백신이 NIP에 진입하면서 사노피는 곧바로 펜탁심의 공급을 시작했지만, GSK는 지난해 11월에야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그사이 펜탁심이 빠르게 영유아 예방접종 시장을 잠식했다.

국내기업 중에선 LG화학이 5가 혼합 백신 ‘유펜타’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유통되는 5가 백신과 구성 성분이 달라 수출용으로만 생산된다. 애초에 개발 단계부터 해외 입찰시장을 노리고 개발됐기 때문이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아기가 출생 이후 만 6세까지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 백신의 종류는 총 11가지, 접종횟수로 따지면 30여 차례"라면서 "5가 혼합백신은 백신 투여 횟수를 3분의1로 줄여줘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를 선호한다. 국내에서 5가 백신 라이벌들의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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