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키움, 데이터에 없었던 주루 미스
입력 2019.10.25 22:54
수정 2019.10.25 22:54
두산 상대 3연패, 앞으로 1경기만 더 내주면 준우승
7회말 무사 만루 찬스서 주루 실수 무득점이 치명적
키움 히어로즈가 결정적인 주루 실수 2개로 3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키움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홈 3차전서 0-5 완패했다.
이로써 3연패에 빠진 키움은 이제 1경기만 내주게 된다면 준우승으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반면, 3차전까지 전승 가도를 달린 두산은 우승 확률 100% 공식을 안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내달린 팀은 총 10팀이었고 모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선발 싸움은 두산의 완승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첫 등판한 후랭코프는 6이닝동안 투구수 100개를 기록했고 키움의 강타선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서 내려왔다.
반면, 키움은 믿었던 선발 브리검이 고작 3이닝만을 던지는데 그쳤고 5피안타 4실점으로 집중타를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소는 바로 7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무산시킨 주루 플레이 2개였다.
키움은 7회말 첫 타자 박병호가 안타로 출루한 뒤 샌즈의 볼넷으로 두산 선발 후랭코프를 끌어내렸다.
이어진 기회서 키움의 송성문은 우익수 쪽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던 2루 주자 박병호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고 황급히 3루로 되돌아갔다.
박병호를 멈춰 세운 키움 3루 주루 코치의 아쉬운 판단이었다. 타구가 빨라 우익수 박건우에게 금세 도착했으나 하필이면 중계 송구가 2루 쪽으로 향해 박병호를 잡을 뜻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추격을 위한 1점이 소중한 상황에서 불안감이 엄습했고, 후속 타자 박동원이 우익수쪽 깊은 뜬공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박병호는 홈으로 뛰지 않았고, 그 사이 태그업을 했던 1, 2루 주자들이 놀라 되돌아가는 상황에서 2루 주자 샌즈가 아웃되고 말았다.
야구에서 기본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만약 박병호가 송성문의 안타 때 득점을 했더라면 이어진 희생플라이 때 샌즈도 들어올 수 있었기에 짙은 아쉬움이 남고 말았다. 결국 2점을 낼 수 있었던 키움은 무사 만루 찬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투수 교체 등 데이터에 의거한 신들린 용병술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와 같은 세밀함까지 데이터에 담기지 않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며 패배를 곱씰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