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에 소환된 김대중·노무현…"지지층 결집 시도"
입력 2019.10.01 02:00
수정 2019.10.01 10:42
與의원들, 조국 사태에 '盧 못 지킨 한' 찾아
이해찬 "'논두렁 시계'로 盧 서거시키더니"
조국, '검사와의 대화'도 盧 떠올리게 해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사태'를 둘러싼 검찰과의 대립이 격화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권으로 재소환하고 있다. 10년 전 노 전 대통령 수사 때처럼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찾았다. 그는 "2009년 김대중 대통령이 마지막 연설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한 500만 명의 인파 가운데 10분의 1인 50만 명만 나서서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얘기했더라면 노 대통령이 그런 참담한 꼴을 당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또 하나 국민들께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참여정부의 방향은 옳았지만 그것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한"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중립을 보장했는데 오히려 검찰 개혁은 독립성을 보장받은 검찰에 의해 철저히 유린됐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번 사태를 맞아 조국 법무장관을 지키지 못하면 과거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이 지나도록 일부 지지자들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는 노 전 대통령을 조국 지키기에 동원한 셈이다.
이해찬 "'논두렁 시계'로 盧 서거시키더니"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 지키기에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이해찬 대표도 전국 원외지역위원장 하계 워크숍 때 '논두렁 시계'에 대해 발언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는 논두렁 시계로 모욕을 주고 서거하시게 만들었다"며 "이렇게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자는 반드시 색출해 그 기관의 책임자까지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가 내년 총선 및 정권재창출과 이어진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본다면, 내년 총선이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느냐', '정권을 재창출 하느냐', 아니면 '더 어려워지느냐'를 가늠하는 어려운 선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6일 인사청문회에서 "요즘 검찰이나 후보 검증 관련해 이런저런 움직임을 보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했던 '이쯤 가면 막 가자는 거지요'가 떠오른다"며 "대검 중수부가 부활한 것 같다. 제왕적 검찰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노무현 때 주춤하다 일 생겨…나중에 후회할라"
원외에서 조국 비호에 앞장서고 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특히 조국 지키기가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연관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보도 양상은 2009년 '논두렁 시계' 보도와 똑같고 정도는 더 심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공격당할 때 발언도 잘 안 하고 주춤하다 일이 생겨버렸다. 조국 장관이 어찌 될지 모르나 가만히 있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조국 전쟁'에 참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취임 직후 '검사와의 대화' 일정을 소화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20일엔 의정부지검, 25일엔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