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집회에 국론분열 현실화…'국민 편가르기' 규탄
입력 2019.10.01 01:00
수정 2019.10.01 10:41
김병준 "숫자 부풀려 스스로 고무된 靑꼴불견
권력간섭 없애는게 검찰개혁인데 반대로 간다
정의·공정 죽이는 집회, 패륜이며 파렴치"
'조국 옹호' 서초동 집회에 이와 반대 성향에 있는 국민들이 성났다. 특히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대구·경북의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구·경북의 대표정치인들이 국론분열을 이끄는 집권 세력의 '거리의 정치'를 앞다퉈 규탄하고 나섰다.
경북 고령 출신으로 최근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보수 정치인으로 부상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숫자가 문제냐. 크게 소리 지르면 그게 도덕이고 정의냐"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을 하고, 숫자를 부풀려가며 스스로 고무된 여당과 청와대의 모습이 꼴불견"이라고 혀를 찼다.
이어 "백만 명이 아니라 천만 명이 모였다 해도 조국 가족의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함을 가릴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정의와 공정·도덕이 죽고, 대한민국의 정당성과 정통성이 죽는다"고 일갈했다.
서초동 집회가 '조국 옹호'가 아닌 '검찰개혁'을 외친 것이라는 주장도 일소에 부쳤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라며 "국민 다수의 신뢰를 잃은 장관이 검찰개혁을 한다니 가소롭다"고 조소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정치권력의 간섭과 압력을 없애는 게 검찰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오히려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며 "이런 정의와 공정·도덕을 죽이고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죽이는 집회를 하고서 숫자를 부풀리며 우쭐하는 짓이야말로 패륜이며 파렴치"라고 강력 규탄했다.
주호영 "가족 전체가 피의자인데 웬 '인질극'
여성 둘 있는 집 11시간 압색, 팩트 다 틀려
결국은 갈데까지 갔다가 파국으로 끝날 것"
대구 수성을의 4선 중진이자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주호영 의원은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법조인 출신답게 검찰을 압박한 시위대의 잘못된 주장을 조목조목 논박했다.
주호영 의원은 "혐의가 없는 조국 가족을 들쑤신다면 인질극이라는 게 말이 되는데, 지금은 가족을 인질로 잡고 조국의 항복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가족 전체가 피의자"라며 "연구논문과 인턴, 이런 것들이 (혐의이)기 때문에 전 가족이 다 범죄 혐의에 관련이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여성 둘만 있는 집을 11시간 압수수색했다는 것도 팩트가 다 다르다"며 "여성 둘만 있었던 게 아니라 아들과 변호사까지 있었으며, 여성 수사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11시간 압수수색은 변호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한 시간, 두 번이나 압수수색의 범위에 관해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해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새로 (발부)받은 시간 등을 다 제하고나면 실제 압수수색에 소요된 시간은 얼마되지 않는다"며 "이런 것을 가지고 부당한 수사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런 맥락에서 주 의원은 서초동 집회는 오히려 정권이 스스로의 퇴로를 차단한 꼴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조국의 비참한 말로와 대통령으로부터의 민심 이반이라는 결말이 분명해졌다고 전망했다.
주호영 의원은 "진즉 그만뒀어야 하는데 지금도 너무 멀리 왔다"며 "더구나 서초동 집회 때문에 이제는 스스로 물러날 길도 차단돼버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갈 데까지 가서 파국으로 끝날텐데, 왜 이 상황을 청와대나 민주당이 이렇게 관리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조국 장관이 아주 비참하게 그만두든지,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민심을 다 잃은 채 계속 가든지, 둘 중에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태옥 "국민 분열시켜 싸우게 만드는 정치
좌파 총동원령으로 조국 옹호에 철면피 불사
文대통령의 정치, 최악의 길을 가고 있다"
대구 북갑이 지역구로 전략·기획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초선 정태옥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메시지에서, 사마천이 사기(史記)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언급한 '최악의 정치'를 인용하며 문 대통령이 '최악의 정치'의 길을 걷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태옥 의원은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에서 형벌로 위협하는 정치가 나쁜 정치,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며 "그보다 더 나쁜 정치가 국민을 분열·갈등시키고 싸우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정치가 국민을 형벌로 위협하는 '적폐수사'의 단계에서, 국민여론에 맞서 다투는 조국 장관 임명강행 '인사농단'을 넘어, 이제는 국민 자체를 분열시키고 국민끼리 서로 싸우게 만드는 '최악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것이 구체화된 형태로 나타난 서초동 집회를 정 의원은 친정부 대중동원의 대명사인 홍위병을 거론해가며 강력 성토했다.
정 의원은 "대약진운동이 실패하고 4000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가 발생하자, 모택동은 국가주석을 사임하고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돌파구는 열성 지지자에게 홍위병이란 완장을 채워 정적들을 공격하는 문화대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조국을 무리하게 법무장관에 임명했다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자 돌파구로 (선택한 게) 전 좌파 총동원령"이라며 "서초동에 집결시키고 조국 옹호에 철면피를 불사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에 맞선 보수우파도 지지 않을 기세, 온 국민이 둘로 나뉘어 머리가 터진다"며 "(문 대통령의 정치는) 최악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