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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양상 치닫는 삼성-LG 8K TV 전쟁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9.25 16:34
수정 2019.09.25 18:35

LG, 업그레이더로 유튜브 재생...“화질 논점 흐리지 말라“

삼성 “외부장치 없이 재생...최적의 시청 환경 제공이 중요"

전선 확대로 양사 주도권 다툼 치열...소모적 논란 지양 목소리

LG, 업그레이더로 유튜브 재생...“화질 논점 흐리지 말라“
삼성 “외부장치 없이 재생...최적의 시청 환경 제공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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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상무)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자사 8K 올레드 TV(오른쪽)와 삼성전자 8K 제품으로 USB에 저장된 8K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8K 유튜브 영상을 제대로 구현하는 8K 올레드 TV와 달리 삼성 제품은 해당 포맷을 지원하지 않아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LG전자

화질로 시작됐던 삼성과 LG의 8K TV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LG가 이달 초 먼저 화질선명도 문제를 제기하자 삼성이 이를 반박하며 재생 문제를 꺼내들었고 이후 양사의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한치의 양보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25일 자료를 통해 8K TV에서 8K 콘텐츠 재생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월부터 진행될 이번 무상 제공은 8K TV 구입 고객 댁내 방문을 통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회사측은 8K TV에 업그레이더를 연결하면,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 규격은 물론,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AV1’ 또는 ‘VP9’로 제작한 영상도 유튜브 사이트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HEVC 코덱과 함께 8K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유튜브’라는 점을 적극 반영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내년에 출시하는 8K TV 신제품에는 주요 8K 영상재생 기능을 내장할 계획으로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번 무상 제공이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닌, 원래부터 계획 하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8K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 8K(모델명-88Z9)’와 ‘LG 슈퍼울트라 HD TV(75SM9980) 등 ‘리얼 8K’ TV 2종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8K 콘텐츠가 아직 부족하고 영상재생 관련 규격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해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8K TV 판매를 시작할때부터 이러한 점들은 고지해 구입 고객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이번 조치는 최근 삼성전자가 제기한 8K 콘텐츠 재생능력에 대한 비판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8K 화질 설명회'에서 LG전자 8K TV가 HEVC 코덱이 적용된 8K 영상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것을 시연했다.

이에 LG전자는 삼성의 지적한 부분에 대응하면서 다시 공세에 나선 것이다. 8K TV가 이제 갓 출시된 신제품으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영상 재생 관련 규격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불가피했고 규격 마련에 따른 코덱 적용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LG전자는 이날 자료에서 삼성전자의 8K TV 제품이 유튜브의 8K 동영상을 재생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사 TV를 시연한 비교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역공에 나서는 모습이다.

LG전자는 "경쟁사의 주장과 달리 8K 영상재생(코덱)이 가능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지적한 해상도와 무관한 이슈를 제기하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의 역공으로 8K TV가 화질에서 재생 문제로 확대되면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TV가 화질이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기술설명회를 통해 이를 강조한 바 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화질선명도(CM)가 5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삼성전자의 8K TV는 이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맨 오른쪽)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8K 화질 설명회’에서 QLED 8K TV(오른쪽 제품)의 화질을 LG전자 OLED TV(왼쪽 제품)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IFA 전시회때까지만 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LG전자가 국내에서까지 이슈를 다시 제기하자 17일 오후 이를 반박하는 성격의 설명회를 열며 대응에 나섰었다.

TV의 화질을 선명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컬러볼륨과 화질처리 기술 등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측정법으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화질을 평가하는 것은 불완전한 만큼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8K 콘텐츠 시연을 통해 LG전자의 TV가 동영상 재생을 하지 못하는 점도 부각시켰다.

삼성전자는 8K 영상 재생과 관련해서도 LG전자가 뒤늦게 별도의 외부장치 제공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알려지자 뒤늦게 이를 해소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8K TV가 아님을 스스로 자인한 격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8K TV는 업계 표준 코덱 (HEVC) 을 충족시키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의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며 “유튜브의 경우, 별도의 8K 코덱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호환 코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소모적인 논란보다는 시장 형성을 위해 상호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8K협회 회원사로 국제표준기구(ISO) 기준을 충족시키는 8K TV를 판매하고 있으며 55형에서 98형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측은 “건강한 8K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표준을 확립하고 최적의 8K 시청 환경을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성장성이 높은 8K TV 시장 선점을 놓고 양사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상호 기술과 표준에 대한 경쟁으로 시장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생산적 담론보다 감정싸움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커질 것은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8K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표준이나 기술 경쟁은 오롯이 고객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소모적인 논란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오히려 시장이나 고객들의 관심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의 QLED TV가 자발광인 OLED와 다르다는 점을 계속 부각시키는 홍보전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전날인 24일에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 ‘LG 올레드 TV-뜻뜯한 리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OLED와 QLED TV 분해 영상을 함께 공개해 차이점을 강조하는 등 화질에서 시작된 비교 평가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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