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검찰 수사…삼성바이오 발목 잡나
입력 2019.09.03 08:35
수정 2019.09.03 08:42
수사 장기화로 경영 차질 불가피
2분기 154억 영업손실…우울한 실적
수사 장기화로 경영 차질 불가피
2분기 154억 영업손실…우울한 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바이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에 도움을 달라는 묵시적 청탁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다고 판단하면서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에 힘이 실리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임직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승계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경영 차질이 장기화 되고 있다.
인천시와 함께 송도 11-1 공구 내 약 33만㎡(10만평) 부지에 5공장을 건설하려던 투자계획은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진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회계처리 이슈에 역량을 집중하느라 애초 계획했던 투자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적도 다소 나빠졌다. 삼성바이오는 2분기 154억원의 영업손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7% 줄어든 781억원에 그쳤다.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바이오를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으면서 침체된 한국 바이오업계의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케파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으로 위탁생산하는 곳을 CMO라고 일컫는다. 공정 개발 등 CMC의 상당부분을 CMO가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이 비즈니스를 CDMO라고도 부른다.
전세계 바이오 CMO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74억달러(약 9조원)로 향후 매년 평균 15.1%씩 성장하고 있다. 2025년엔 303억달러(약 3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CDO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1억달러(1조3000억원)로 2025년 30억달러(3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는 송도에 1공장(3만 리터), 2공장(15만2000리터), 3공장(18만리터) 등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총 36만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초 3공장 총 생산규모의 25%까지 확보했고, 3공장의 수주 물량을 연말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는 최근 유럽 바이오의 메카 벨기에 소재 UCB와 최소 403억원, 최대 1757억원 규모의 신약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악재가 연달아 터지고 있는데 삼성바이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 한국 바이오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로 인해 산업계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위축되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