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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라, 코스피' 나경원, 거래소 전격 방문…금융시장 다독여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8.09 12:19
수정 2019.08.09 12:20

3일간 시총 75조 증발, 외국인 투매 우려 점검

연기금 과도한 개입 관련 국민 의구심도 전달

3일간 시총 75조 증발, 외국인 투매 우려 점검
연기금 과도한 개입 관련 국민 의구심도 전달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피 지수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일 무역갈등으로 금융시장이 최근 불안 조짐을 보이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거래소를 전격 현장방문했다.

"금융시장이 뭐가 극도로 불안하느냐"는 청와대의 발언을 무책임한 것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의 현장방문에 혼조세를 보이던 시장은 안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았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신관 입구에서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을 맞이했다.

활황장을 상징하는 황소상을 나 원내대표에게 보여준 정 이사장은 회의실로 이동한 뒤, 시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며칠간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의 심화, 우리 기업의 실적 악화 등이 겹쳐 부진했다"며 "월요일부터 증시가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장중 충격완화조치인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어제와 오늘 지수가 상승한 것은 시장의 과도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다는 의미지만 변동성은 여전하다"며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대책 마련을 위해 방문해준 나 원내대표가 자본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라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환영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다른 경제지표에는 조금 둔감할지 몰라도, 주식시장에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3일 동안 시총이 75조 원 증발했다던데, 외국인 투자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3일간 1조4000억 원의 연기금이 투입돼 낙폭을 막아낸 게 아닌가 싶은데, 국민의 입장에서는 과연 연기금이, 내 노후자금이 이렇게 사용되는 게 적절한지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연기금 투자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국민들의 궁금함이 있을 것"이라고 이 점 또한 점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외환보유고 충분한지 국민 대신해 꼼꼼히 물어
"오늘 우리가 오니 빨간색…투자심리 회복되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동행한 한국당 의원들은 △금융시장 불안의 요인이 오롯이 해외발 악재에 있다면 왜 G20 국가 중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유독 약세인지 △외국인 투자 이탈시 외환보유고는 충분한지 △시장 안정을 위한 경제정책의 전환 필요성은 없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민의 의구심을 대신 물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과 채권이 56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던데, 그러면 34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것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이 일본으로부터 대출받아 갚아야 할 돈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훈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고 자평했는데,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G20 국가 중 주가가 하락한 나라는 우리와 멕시코·인도·인도네시아 4개국에 불과하다"며 "경제부총리가 이러한 시장의 반응을 모르고 있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외면하는 것이라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우리가 1997년과 2008년에 겪어봤듯이 모든 경제위기의 시작은 금융위기"라며 "최근 주가지수와 환율의 움직임이 극도로 불안한데,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혼란할 때에는 정부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빨리 거둬서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거래소 방문과 현장점검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정권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보다는 제1야당으로서 시장에 안정감을 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뭐가 극도로 불안하느냐"는 청와대의 반응과, 직접 금융시장 현장점검에 나선 제1야당 원내대표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집권세력의 무대책을 부각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평가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정권이 '이것저것을 잘못했다'고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오늘 시장에서 투자자의 심리가 회복되길 기대해본다"며 "오늘 우리가 온다고 해서 (시황을 나타내는 전광판에 상승을 나타내는) 빨간색이 많이 보이더라"고 웃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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