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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대표 ‘부·울·경’ 부동산 침체 장기화…청약도 양극화 극심

원나래 기자
입력 2019.08.02 06:00
수정 2019.08.01 21:29

부울경, 아파트값 2년 내내 하락세…“분양시장도 돈 되는 곳만 몰려”

부울경, 아파트값 2년 내내 하락세…“분양시장도 돈 되는 곳만 몰려”

올 상반기 부울경에 분양된 아파트 단지는 총 23개 단지였으며 이 중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단 8곳에 불과했다. 지방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연합뉴스

지방 부동산을 대표하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규제와 함께 기반 산업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올 상반기 지역별 청약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13.87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16.75대 1을 기록한 가운데 부산은 5.01대 1, 울산은 4.82대 1, 경남은 3.78대 1을 보였다.

1순위 청약률로 보면 어느 정도 선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상반기 부울경에 분양된 아파트 단지는 총 23개 단지였으며 이 중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단 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단지들은 순위 내에서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청약자를 끌어 모은 단지들은 택지지구나 재개발 분양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부울경 지역에서 1순위 마감한 단지들 중 평균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지난 6월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1-1구역 재개발 사업인 ‘전포 이편한세상 시민공원’으로 1순위 평균 1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사송신도시에 조성되는 첫 분양단지인 ‘사송 더샵 데시앙’이 1381가구 모집에 1만1805명이 접수하며 평균 8.5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서도 부울경 지역 아파트의 회복 기미가 없어 청약자들도 철저하게 돈이 되는 곳을 위주로만 청약을 하는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울경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 2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년(2017년 6월 대비 2019년 6월 증감률)간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73%, 울산은 -9.63%, 경남은 -10.0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3.06%, 서울이 17.2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상당히 심각하다는 평가다.

신규 아파트 적체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74가구였으나, 1년 후인 지난 5월에는 626가구로 2.28배 늘어났다.

울산 역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같은 기간 36가구에서 232가구로 6.44배 증가했다. 경남지역의 경우도 1년 새 2배가량 증가해 지난 5월 기준 3319가구로 집계됐다.

KB부동산 리브온 연구위원은 “준공 후 미분양의 증가는 건설업체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과천 등 수도권 인기지역에서도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방의 경우 돈 되는 곳만 몰리는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부울경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조선·자동차 등 지역경제를 먹여 살리던 기반 산업의 침체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역 경기가 좋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한 상황이라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상반기 부울경 지역에서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단지들은 구도심의 재개발 단지 또는 새로운 택지개발지구 분양 물량이었던 만큼 하반기에도 이들 지역에서의 분양이 예정돼 1순위 마감단지가 속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같은 부울경 지역이라도 입지에 따라 분양시장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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