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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정치연대, 신당 문턱서 정동영과 막판 '샅바 싸움'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7.30 04:00 수정 2019.07.30 07:21

권노갑·정대철 등 초청…신당 구상 지지 호소

고문단, 공감하면서도 DY '마지막 설득' 당부

권노갑·정대철 등 초청…신당 구상 지지 호소
고문단, 공감하면서도 DY '마지막 설득' 당부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식당에서 당 고문단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식당에서 당 고문단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신당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가 신당 창당의 문턱에서 정동영 대표와 막판 '샅바 싸움'에 돌입했다.

대안정치연대는 29일 권노갑·정대철 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를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평화당 고문 17명 중 12명이 참석했으며,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은 10명 전원이 참석했다. 신당 창당을 앞두고 야권의 정통성을 의식하고, 호남 민심을 고려한 차원으로 보인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김대중정책''김대중정신'을 언급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를 함께 해온 고문들을 한껏 추어올렸다.

유 원내대표는 "김대중정책·김대중정신이 되살아나야 나라의 외교·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고 했던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굉장히 절실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IMF (구제금융)를 5년 내에만 극복해도 전세계가 찬사를 보낼 것이라고 했지만, 1년만에 극복하고 연평균 8.01%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오늘날의 외교·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김대중정책·김대중정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안정치연대 의원들은 고문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정국 구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며, 고문들은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탈·분당을 결행하기에 앞서 좀 더 모양새를 갖출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창조적 파괴'라는 표현을 써가며 화끈하게 정리해 새로운 길로 나가야 한다는 분도 있었으나, 대체로는 정동영 대표까지도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다며 "정 대표와 이야기를 해보고 그 결과를 고문단에 말해주면, 권노갑 고문이 직접 나서서 정 대표를 만나고 필요하다면 설득도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노갑·정대철 고문은 2015년말 새정치민주연합 분당과 국민의당 창당, 2018년 국민의당 분당과 평화당 창당 과정에서 상징적으로 함께 하며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계속되는 일련의 탈·분당과 신당 창당이 국민들에게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탈·분당에 국민 시각서 피로감 우려
절충점 찾기 쉽지 않아…'모양새 갖추기' 될듯


최경환 최고위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문단은 외부적으로 분란·분열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다"며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탈·분당을 통한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최종수단으로 남겨놓되, 정동영 대표를 설득해낸다면 보다 매끄럽게 신당으로 향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미련과 기대가 남아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대안정치연대는 바른미래당 혁신위 사태에서 보듯 대표가 자리에 남아있는 한 어떠한 기구로도 진정한 당의 변화는 추동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점이 찾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최고위원은 "우리 입장은 제3지대로 변화해나가는데 있어서 정동영 대표의 지금 지도부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앉아 있는데, 결제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누가 이 당에 들어오겠느냐. 다 내려놓는 게 출발선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처럼 절충점이 마땅치 않은데도 고문단 오찬이 '정 대표를 다시 한 번 설득해보자'는 방향으로 흐르자,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끝장토론' 밤샘의총 직후에도 "당장 탈당하자"는 의견을 냈던 일부 초선 의원들은 이날도 "답답하다. 빨리빨리 해버리지 뭣하는 것이냐"고 토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안정치연대는 8월 중순 이전에는 '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보름을 남겨두고 고문단의 권유대로 정 대표를 마지막으로 설득하는 절차를 거치며 탈·분당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모양새'와 명분을 갖추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8월 중순 이후에 평화당발(發)로 어떤 형태로든 정국의 변화가 촉발되면, 방아쇠를 당겨 연쇄반응을 일으키듯 극심한 내홍에 빠져 있는 바른미래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고문들도 "바른미래당만 바라볼 수는 없으니, 전체적으로 파이를 키워가면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면서도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쭉 지켜봐야 한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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