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현장-③] 'J뷰티' 보이콧 움직임에 "다시보자 K뷰티"
입력 2019.07.24 06:00
수정 2019.07.24 05:56
'노노재팬' 일본 화장품도 불매운동 불붙어
국산 화장품 제품력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아…대체소비 늘기도
'노노재팬' 일본 화장품도 불매운동 불붙어
국산 화장품 제품력 일본 제품에 뒤지지 않아…대체소비 늘기도
"아무래도 일본 브랜드 제품에는 손이 안 가게 돼요. 키스미나 하다라보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고 질이 좋아서 많이 썼는데, 국산 제품으로 갈아타려고 해요. 하지만 일본 화장품인지 아닌지 일일이 따져보기가 번거롭기도 해 그냥 구매 자체를 포기하게 되기도 해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 고객은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23일 기자가 찾은 올리브영 광화문점은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로 북적였지만 일본제품 코너는 다소 한산했다. 올리브영에서 매출 상위권에 속했던 키스미 마스카라 매대 앞은 테스트하는 사람도 없이 썰렁했다.
센카의 '퍼펙트 화이트 클레이'와 '올 클리어 오일' 등이 세일 중이었고, 발바닥에 붙이는 제품인 '아시리라시트'와 얼굴을 리프팅해주는 제품인 '선패밀리 브이라인 리프트업 밴드' 등은 각각 3500원에서 2900원, 2만원에서 1만6000원으로 할인판매 중이었다.
최근엔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불매운동이 더욱더 불붙는 모양새다. 이 사이트에선 어느 것이 일본 제품이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상품은 무엇이 있는지 소개해준다.
하루 100만명 이상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키스미·시세이도·루나솔·비오레·오르비스·슈에무라 등 불매해야 할 일본 화장품 리스트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화장품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뷰티 유튜버 이사배가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일본 화장품 '키스미' 제품을 사용한 워터프루프 메이크업 동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리브영이나 롭스, 랄라블라 등 H&B 스토어에서 최근 일주일간 일본 화장품 판매량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매운동의 즉각적인 영향을 받은 일본 맥주나 의류와 달리 화장품은 한 번 구매하면 전부 사용할 때까지 기간이 오래 걸려 매출에 반영이 안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화장품 특성상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을 갑자기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불매운동이 느리게 나타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 자릿수 정도로 일본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하락하긴 했지만, 일본 맥주나 의류에 비해서는 화장품 불매 운동의 열기가 덜 한편"이라면서도 "일본 제품을 사지말자는 분위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국내 뷰티기업 제품들의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들의 질이 일본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낮지 않다는 점이 알려지는 효과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