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당권 지킬수록 커지는 '안철수 복귀' 명분
입력 2019.07.23 04:00
수정 2019.07.23 07:17
당권경쟁 악화일로, 창업주 安 매듭 풀어야
9월복귀 부정적…내홍수습 다음 행보 어려워
당권경쟁 악화일로, 창업주 安 매듭 풀어야
9월복귀 부정적…내홍수습 다음 행보 어려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둘러싼 당권투쟁이 격화될수록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 명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당내 정점에 달한 계파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나서야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바른미래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복귀론이 일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당권파와 퇴진파 간 당권경쟁이 격화되자 안 전 대표를 국면 전환 카드로 거론하는 셈이다.
실제 오신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 회의 후 한 차례 물리적 충돌을 겪고 나서 “우리 당은 유승민, 안철수 두 대표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든 정당”이라며 눈시울을 붉히며 호소했다. 손 대표의 사당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두 전 대표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4.3보궐선거 패배 이후 구체화됐다. 손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이 힘들다는 우려가 팽배해진 탓이다. 국민의당 출신인 장환진 오신환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당이 어렵다 보니 안 전 대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내부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위한 당내 움직임도 감지된다. 권은희·김삼화·신용현·김수민 의원 등 안철수계를 중심으로 ‘미래정치 교양강좌’를 개최해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미래정치’가 안 전 대표가 그동안 강조해온 만큼 4차 산업혁명을 첫 주제로 강연을 구상 중이다.

이들은 당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지금의 손 대표 체제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안철수의 의중’이 당권파가 아닌 이른바 국민의당계를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그의 ‘9월 복귀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내뿐 아니라 대외적인 명분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출신 고위 관계자는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안 전 대표 카드가 일정부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 내홍 수습만으로 다음 행보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당권파 또한 안 전 대표의 존재를 의식하는 눈치다. 향후 당권 유지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같은날 오산에서 열린 경기남부지역 당원간담회에서 “안 대표가 독일에서 제대로 공부한다면 앞으로 한국정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당권 경쟁을 강화할수록 안 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만큼 당 상황이 우울하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