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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파국위기] 文정부, 中 사드보복 '눈치'…日 수출규제는 '강경'

이동우 기자
입력 2019.07.12 03:00
수정 2019.07.12 06:07

文, 일본 수출규제 장기전 예고…"막다른 길 가지 않길"경고

사드배치 따른 中 경제보복에 묵묵부답…되레 '3불정책'합의

文, 일본 수출규제 장기전 예고…"막다른 길 가지 않길"경고
사드배치 따른 中 경제보복에 묵묵부답…되레 '3불정책'합의


(왼쪽부터)아베 일본총리,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BBC·청와대·데일리안

일본 정부가 지난 1일부터 반도체 제조 등 핵심 소재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를 감행하자 문재인 정부도 ‘강대강’ 대응을 시사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택하기 보다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거론하는 등 맞대응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달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이른바 ‘8초 악수’ 이후 냉랭하게 헤어진 것이 지금의 한·일 관계의 현주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의 수출규제가 G20회담 직후 이뤄지면서 정부의 국제적 외교 실패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로 규정하고 장기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정부의 일본 대응책은 강경한 모습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에 단기적으로 수입선 다변화와 추경예산 반영 등을 제시했고, 장기 정책으로 주력산업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특정국가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야권은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WTO 제소 및 산업구조 개선책 등이 모두 실효성이 떨어지는 중장기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강대강 대치에만 초점을 맞춘 정부의 대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장기화 될수록 직접적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이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세미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중소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어려울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中 사드 보복에는 ‘종이호랑이’ 눈치만

반면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 중국의 ‘한한령’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롯데그룹이 사드 배치 장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은 자국 내 롯데마트에 긴급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영업을 제한했고, 영화산업, 뷰티·패션 등 국내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조치가 거세지자 이듬해 중국을 방문했지만 항의는커녕 되레 ‘3불’ 정책에 합의했다. 3불 정책이란 추가 사드배치를 하지 않고, 미 탄도미사일방어체제 참여, 한·미·일 안보협력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한다.

2017년 초 대선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야당으로서 한한령에 대해 “중국이 외교와 무관한 경제통상 분야의 보복을 하는 것은 대국답지 못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더는 비판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일관계에 관한 정부의 태도는 대중관계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은 북핵 방어를 위해 필수적인 사드 요격미사일의 배치에 반대했다. 지금도 북한의 핵무기 폐기는커녕 뒤로는 북한 정권의 생존을 돕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은 중국에게 불평 한 마디로 하지 못한 채 중국의 반대를 무마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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