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맨, 추가 ·반품 택배 가구당 700원 인센티브 받는다
입력 2019.06.20 14:02
수정 2019.06.20 14:57
쿠팡맨들 처우개선 위해 인센티브제, 계약기간 연장 도입
건당 아닌 가구당 700원…노조 "효과 미비 할 것"
쿠팡맨들 처우개선 위해 인센티브제, 계약기간 연장 도입
건당 아닌 가구당 700원…노조 "효과 미비 할 것"
쿠팡이 쿠팡맨에게 추가 배송물량과 반품 수거 택배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쿠팡맨의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배송인력 관리체계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5월부터 쿠팡맨에게 추가 배송물량과 반품 수거 택배에 대해 가구당 각각 700원의 인센티브를 시범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 수도권 중심 캠프에서 테스트 진행 중이며 향후 전국 40여개 캠프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쿠팡맨의 계약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회사 측이 쿠팡맨 노조 측과 올해 초 협상 테이블에 앉아 ▲6개월 근로 이후 정규직 전환 ▲임금 인상 ▲2017년 4월 입사 전후에 따른 차별철폐 등을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회사가 노조와 인센티브 등 처우개선을 논의하게 된 것은 쿠팡플렉스 운영에 대한 쿠팡맨들의 저항이 한몫했다.
그동안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새벽배송, 당일배송)을 운영하던 쿠팡은 배송물량이 급증하자 쿠팡맨을 추가로 확충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는 일반인이 자차로 배송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를 함께 운용해 인력난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쿠팡플렉스가 일부 지역에서 기존 쿠팡맨들보다 높은 수당을 받는 일이 발생하면서 불만이 제기됐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일 평균 처리물량 100여건 안팎이던 쿠팡맨은 최근 하루 250여개 안팎의 상품을 배송하고 월급제로 임금을 받는다.
쿠팡맨은 '주 50시간제'가 적용돼 하루 10시간(8+2)가량 근무하며, 일 평균 약 220~250개의 상품을 배송한다. 월 평균 실 수령액이 270만원이라고 감안하면 쿠팡맨들은 배송제품 하나 당 500~600원을 버는 셈이다.
반면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인 쿠팡플렉스 인력은 건당 기본 750원, 지원자가 적은 일산과 송파 등 일부 지역은 건당 2000원까지도 받는다.
게다가 쿠팡플렉스는 프리랜서 개념이기 때문에 이들이 출근하지 않는 날은 쿠팡맨의 업무량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불만도 생겼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인센티브제 도입과 계약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쿠팡맨 처우개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의 근로 환경을 개선은 물론 안정적인 배송 인력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사업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인센티브 제도가 임금 인상에 실질적으로 반영될지 미지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인센티브제도는 건수와 상관없이 가구당 700원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한 집에서 5개의 반품, 또는 같은 수의 추가 택배가 접수돼도 쿠팡맨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는 개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700원이다.
때문에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휴게시간마저 반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쿠팡맨 노조 측은 "배송이 증가하면서 현재 하루 물량을 소화하는데도 버거운 상황에서 한 가구당 700원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배송물량을 늘려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때문에 실질적인 처우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급여체계와 쿠팡맨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마련한 제도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가 더해지는 형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