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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강자는 없다'…마켓컬리, 유통 대기업 공세에 위기

김유연 기자
입력 2019.06.17 06:00
수정 2019.06.17 05:55

'샛별배송'으로 폭풍성장… 영업손실도 급증

배송지역·신선식품만 판매 중개업 사업구조 한계

'샛별배송'으로 폭풍성장… 영업손실도 급증
배송지역·신선식품만 판매 중개업 사업구조 한계


ⓒ마켓컬리

2015년 '샛별배송'이란 이름으로 온라인 시장에 새벽배송 바람을 불러온 '마켓컬리'가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출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잇따라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행렬에 가세한 탓이다.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로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폭풍성장했다.

소비자들의 프리미엄 식재료에 대한 니즈와 소량 구매 수요를 제대로 파악한 점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주식회사 컬리의 매출액은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571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원에서 33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새벽배송 특성상 상품의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유통기업보다 물류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마켓컬리의 운반비는 총 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손실을 키운 주범 중 하나인 포장비는 지난해 177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신선식품 만을 갖춘 마켓컬리의 사업구조도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선식품 업체는 대부분 자체 브랜드의 PB 상품을 내놓으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마켓컬리는 생산자와의 제휴를 위주로 판매 중개업만을 한다는 점도 수익성 확보의 단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현재 마켓컬리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만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마켓컬리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물류센터에 추가적으로 투자하며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

마켓컬리 역시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금액 1350억원을 물류 시스템 고도화, 생산자 공급망 관리, 인력 확충에 집중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켓컬리가 자금 확보에 공을 들이는 사이 경쟁업체들은 전국 새벽배송, 무료배송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쿠팡이 지난해 10월 '로켓와우' 서비스에 새벽배송을 포함했고,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GS리테일도 각자의 플랫폼을 통해 새벽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올 2월 기존 이천물류센터 대비 6배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부천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법인인 SSG닷컴은 원하는 날짜와 원하는 시각(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을 설정해 배송받을 수 있는 '쓱 배송'으로 인기를 끈 데 이어 한 달 무료 배송 이벤트를 내놨다. 고객이 날짜와 횟수에 관계없이 6월 한 달 동안 30회 내에서 원하는 만큼 무료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 신선식품 온라인 유통 초기 태동 시점에서의 선점 효과는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장 한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식품 전문 온라인 플랫폼보다 비식품을 주로 거래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식품 대비 거래 단가가 높고 배송과 물류도 수월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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